지난해 8월 정지작업이 진행 중이던 서울 강서구 가양동 '이마트 가양점' 부지. [사진= 김수연 기자]
지난해 8월 정지작업이 진행 중이던 서울 강서구 가양동 '이마트 가양점' 부지. [사진= 김수연 기자]

1조8000억원짜리 이마트 가양점 부지·건축물 재개발이 지식산업센터 조성에서 주상복합 건설로 새판 짜기에 들어갔다. 진행하던 공사는 중단됐다.

12일 유통·건설업계와 강서구청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 가양동 지하철 9호선 증미역 앞 이마트 가양점 자리를 지식산업센터로 짓는 재개발 공사가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약 7000평 부지에서 건물 철거·정지작업을 마치고 지난해 본착공 허가까지 났던 현장이다. 애초 지난해 9월말 본착공에 들어가 2029년 1월 지하 5층, 지상 21층으로 완공할 계획이었다. 이마트는 이 건물 지하 1층에 2000여평 규모로 재입점할 예정이었다.

공사가 중단된 것은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이곳에 지을 건축물 용도를 지식산업센터에서 공동주택(주상복합아파트)으로 변경하면서다.

건축물 용도를 변경하려면 현대건설은 사업 인허가 절차부터 다시 밟아야 한다. 특히 공동주택으로 용도를 변경하려면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해 서울시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착공까지 다시 수년이 걸릴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강서구청 관계자는 이마트 가양점 부지 재개발 관련, "현재 시공사가 사업변경에 대한 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준비 중"이라며 "이곳은 서울시가 가로구역별 최고 높이를 지정해 놓은 구역 중 하나라, 인접 대지와 가로 깊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정해진 산정식에 맞게 건물 높이를 도출해 지구단위계획에 넣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인근에 김포공항이 있어 고도제한에도 걸리는 지역이라 건물 높이도 고도제한 기준에 맞춰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공사가 사업계획 변경에 나선 것은 공급과잉인 지식산업센터로는 사업 수익을 확보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증미역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올초 분양을 예상하고 작년 9월부터 입주의향서를 받았는데, 충분히 걷히지 않았다. 그러더니 공사가 중단됐다"며 "지신산업센터가 이 근방에도 넘쳐나는데 입주가 되겠나"고 말했다.

사업계획 변경이 추진되면서 이 건물에 들어설 이마트 규모도 축소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이마트 재입점이 불투명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마트는 앞서 지난 2021년 5월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한 자산유동화의 일환으로 현대건설에 준공업지역인 해당 부지와 건물을 6820억원에 '매각 후 자산 재개발' 조건으로 매각했다. 당시 이마트는 현대건설이 지을 건물 중 일부를 분양받아 재입점할 예정이었다.

2022년만 해도 이마트가 매각한 부지에는 오피스텔·쇼핑몰 등으로 이뤄지는 28층짜리 복합 건축물이 들어설 예정이었다. 당시 이마트는 헤어숍 등 입점 업체들에게 새로 들어설 건물의 지하 3개 층(지하1층~지하 3층)을 사용해 지하철 증미역과 연결되는 형태로 재입점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었다.

지난해에는 21층짜리 지식산업센터로 건축허가가 나면서, 이마트는 지하 3개 층이 아니라 지하 1층에만 재입점하는 것으로 계획을 바꿨다. 매장 규모는 7500㎡(2273평)로 기존 이마트 가양점 매장 면적보다 1127평(33%) 줄어든 수준이다.

가양역 인근 B공인 관계자는 "주상복합으로 허가가 새로 나면, 이마트 가양점 규모는 더 작아질 수도 있을 것"이라며 "다들 온라인으로 장보기를 하는 시대인데, 이마트가 매장 규모를 줄이면 줄였지 키워서 재입점하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이마트는 같은 강서구인 마곡에 트레이더스를 두고 거기에 힘을 주고 있기 때문에, 증미역 재개발 부지에 지어지는 건물엔 안 들어올 가능성도 있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이마트 재입점은 기존에 체결된 분양 약정을 전제로 검토되고 있다"며 "가양점은 재입점을 전제로 매각이 이루어진 점포로, 현재 재입점 일정과 조건에 대한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김수연 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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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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