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의 불발… 중노위에 조정 신청
사과 보상 없이 사측 일방적 결정
노봉법 후 원청 교섭 요구 400건
원하청간 상대비교… “악순환 우려”
포스코 노조가 사전 협의 없이 사측이 협력사 직원을 직고용하려 한다며 파업 절차에 돌입했다. 사측이 본사 직원들에게 추가 보상을 제시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불과 4년 전 한화오션 전신인 대우조선해양 하청노조가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옥쇄 농성’을 했던 것과 정반대의 갈등 양상이다.
노동자의 정당한 권리를 보호해주기 위해 만든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이 노노 갈등을 불러일으킨 것이다. 파업까지 갈 경우 이는 노란봉투법 이후 하청 노동자의 직고용에 원청이 반발하는 첫 사례가 된다.
포스코의 정규직 노조인 한국노총 포스코 노조는 11일 쟁의권 확보를 위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한다고 밝혔다. 노사는 이에 앞서 지난 6일 노사공동합의체 회의를 열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노조는 사측에 직고용 추진과 관련한 포스코홀딩스 경영진의 사과와 보상방안 논의를 요청했으나, 사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는 사측이 지난달 협력사 소속 현장 직원 약 7000명에 대해 직고용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사측은 협력사 직원과 2011년부터 불법 파견 소송을 이어온 상황을 직고용 방식으로 매듭짓고, 현장 운영 체계 정비에 나서려는 취지로 직고용을 결정했다.
하지만 노조는 사측이 공감대 형성 등 절차를 무시하고 직고용을 결정했다며, 기존 직원들과 형평성 문제가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직고용 노사 공동합의체와 관련해 이견을 조율하고 있다”며 “노조와 지속해 소통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지난 3월 노란봉투법 시행으로 하청 노조의 원청 교섭 요구는 늘어나고 있다. 고용노동부가 지난달 30일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대외경제장관회의에 보고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교섭 요구를 받은 원청은 400여 곳이다.
SK하이닉스 하청 노조는 본사 직원 대비 성과급이 적다며 원청 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5개 계열사 노조도 원청 교섭을 주장했다.
만약 400여 원청 노조가 하청 노조와의 역차별을 주장하며 파업에 나설 경우 사측은 손 쓸 도리가 없다. 또 다시 하청이 원청과 같은 대우를 요구하는 식의 악순환이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직고용에도 원칙이 있어야 한다”면서 “즉흥적으로 코너에 몰리면 선물 주듯이 (직고용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명분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노조가 논쟁할 수 있는 것은 근로조건에 해당하는 내용이어야지, 누구를 어떻게 고용할 지와 같은 경영권을 두고 시비를 거는 것은 잘못”이라며 “남 잘되는 꼴은 못 보겠다는 식의 노노갈등으로 인한 파업이 최근 계속 나오는 것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임재섭·장우진 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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