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업계에서 시작된 성과급 갈등이 플랫폼 업계로 번지고 있다. 11일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올해 카카오,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프라이즈, 디케이테크인, 엑스엘게임즈 등 5개 법인의 임금 협약이 최종 결렬돼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조정 신청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카카오지회는 오는 20일 경기 성남 판교역 광장에서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단체행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이에 파업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성과급 지급 규모와 방식을 놓고 노사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전자에서도 노조가 사측에 영업이익의 15% 수준을 성과급으로 지급하라고 요구하면서 갈등이 격화일로다. 만약 삼성전자 노조가 18일간의 총파업을 강행한다면 파업 피해는 30조원에 달할 것으로 우려된다.
성과급 갈등이 불거지는 가장 큰 이유는 구성원들이 기업 성장에 기여한 만큼 정당한 보상을 받고 있다고 느끼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회사가 어려울 때는 허리띠를 함께 졸라맸는데, 막상 실적이 좋아졌을 때는 성과 배분 기준이 불투명하거나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인식이 쌓이면 조직 내부 신뢰는 빠르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이는 단순히 '돈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성과급 논란이 고질화되면 조직 문화 자체가 흔들린다. 함께 만든 성과가 축하와 자부심이 아니라 불만과 대립의 원인이 되는 순간 공동체 의식은 약해진다. 회사와 직원 간 신뢰가 무너지면 혁신 동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미래도 불투명해진다.
기존의 단기 성과급 중심 보상 체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방식이 주식 기반 보상 확대다. 단순 현금 지급보다 스톡옵션이나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 같은 장기 보상 체계를 활성화하면 직원들은 회사의 미래 가치 상승을 함께 공유하게 된다. 기업 역시 단기 비용 부담을 줄이면서 장기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인재 확보와 조직 결속을 위해 이런 방식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지금 한국 기업들에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성과급 논쟁이 아니라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상생의 보상 원칙이다. 함께 만든 성과가 서로의 상처가 아니라 공동의 자부심으로 남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기업은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고, 직원들도 미래를 믿고 함께 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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