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체 공격 공식 확인… “정당화될 수 없는 폭거”
공격 주체 식별 주력… 이란 배후설엔 ‘신중론’ 유지
정밀 감식 결과 공개… 기뢰·어뢰 가능성 낮아
“美 해양자유구상(MFC) 참여 문제 검토 중”
청와대가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에이치엠엠(HMM) 소속 화물선 ‘나무호’ 피격 사건을 규탄하고, 추가 대응을 예고했다.
청와대와 정부는 나무호 화재 원인을 미상 비행체의 공격으로 결론지은 데 이어, 추가 조사를 통해 공격 주체를 식별하고 상응하는 조치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1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우리 정부는 나무호 등 민간 선박에 대한 공격은 정당화되거나 용납될 수 없다는 입장”이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위 실장은 “추가 조사를 통해 공격 주체, 정확한 기종, 물리적 크기 등을 식별하고 그에 따른 대응 조치를 고려할 것”이라며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유관국과 지속해서 소통하고 선원과 선박의 안전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배가하겠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다만 공격 주체를 단정하는 데는 거리를 뒀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란 등)특정 국가를 공격 주체로 단정 짓지 않고 파악을 위해 노력하는 단계”라며 “판단이 서는 대로 적절한 수위에 맞춰 대처할 것이며 다른 나라들이 유사 상황에 하는 대처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청와대 입장은 전날 외교부가 나무호 화재 원인을 피격으로 공식화한 데 따른 것이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0일 브리핑을 열고 4일 15시30분쯤(현지시간) 미상의 비행체 2기가 나무호 선미 좌현 평형수 탱크 외판을 1분 간격으로 타격했다고 발표했다.
외교부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1차 타격으로 발화가 시작됐고 2차 타격 후 화재가 확산했다.
또 현장 감식 결과 해수면 1~1.5m 상단 부위에 폭 5m, 깊이 7m 규모의 파손이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위 실장은 폭발 압력 패턴과 반구형 관통 부위를 고려할 때 기뢰나 어뢰에 의한 피격 가능성은 낮게 평가했다. 정부는 비행체 엔진 잔해 등을 수거해 정밀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공격 주체와 방법을 좁힌다는 계획이다.
앞서 외교부는 사이드 쿠제치 주한이란대사를 서울 외교부 청사로 불러 현장 감식 내용을 설명했다.
일각에선 이번 조치를 사실상 정부 차원의 유감 표명으로 해석했으나 위 실장은 “관련국과 논의 차원”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박 대변인 역시 “이란은 관련국에 해당하기 때문에 확인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소통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 직후부터 연관성을 부인해 온 이란 측도 말을 아꼈다. 쿠제치 대사는 외교부 방문 직후 공격 연관성을 묻는 취재진에 “일반적인 대화만 나눴다”며 선을 그었다.
나무호가 외부 타격을 받은 사실이 확인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압박해 온 중동 지역 군사 작전 합류 문제도 핵심 현안으로 떠올랐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의 해양자유구상(MFC) 참여 문제에 대해서도 면밀하게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윤정 기자 kking15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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