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물로 나온 애큐온캐피탈·저축은행 ‘관심’
저축은행 PF 부실 자산 처분… 리스크 덜어내
계열사 시너지 기대… 리테일 창구 확보
저축은행 인수합병(M&A)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지난해 부실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대규모 털어내며 시장의 관심이 높아졌다.
수신 기능과 함께 지역 기반 영업망을 갖춰 금융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하기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애큐온캐피탈 인수 적격 후보군(숏리스트)으로 메리츠금융그룹, 한화생명, 바이칼인베스트먼트가 선정됐다. 매각 주관사인 UBS와 시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은 이달 말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상은 사모펀드(PEF) EQT파트너스가 보유한 애큐온캐피탈 지분 96.06%다.
EQT파트너스는 2019년 애큐온캐피탈·저축은행을 약 7000억원에 인수했다. 애큐온캐피탈은 "애큐온저축은행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애큐온캐피탈을 인수하면 애큐온저축은행까지 세트로 품게 된다." 숏리스트에서는 메리츠금융과 한화생명이 눈에 띈다. 메리츠금융은 증권·보험·캐피탈이 있으나 저축은행은 보유하고 있지 않다. 인수에 성공하면 메리츠캐피탈과의 시너지는 물론, 수신 기능을 갖춘 저축은행을 통해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노려볼 수 있다. 한화생명은 보험사를 중심으로 증권, 자산운용, 저축은행 등을 보유하고 있으나 캐피탈사는 없다. 캐피탈사는 고객 자산을 직접 운용하지 않아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한화저축은행이 인천·경기 지역을 영업 구역으로 가지고 있는 만큼 애큐온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서울 지역 영업권 확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시장에서는 추가적인 움직임도 나타나는 상황이다. KBI그룹은 지난해 라온저축은행을 인수하며 25년 만에 금융업 재진출을 공식화했다. 여기에 상상인저축은행 인수에도 뛰어들었다. 대출 중개 핀테크 기업인 핀다 역시 경북 경주에 본점을 둔 대원저축은행 인수를 추진 중이다. 앞서 교보생명은 자산 기준 저축은행업계 1위 SBI저축은행 지분 50%+1주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하기도 했다. 교보생명은 이를 바탕으로 지주사 전환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현재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이 대주주 적격성 유지 요건 문제로 인해 매물로 나와 있다. 최근 경영난을 겪고 있는 페퍼저축은행 역시 잠재적인 매각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저축은행을 둘러싼 부실 리스크가 상당 부분 해소되면서 M&A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분석한다.
저축은행업계는 그동안 PF 부실 자산 정리에 총력을 기울였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총 6차례의 공동펀드 조성을 통해 총 2조9530억원에 이르는 부실 자산을 처분했다. 올해도 7번째 공동펀드 조성에 나섰으나 저축은행업계 내 부실 자산 정리 수요가 감소하며 무산됐다.
적극적인 부실 자산 정리로 연체율은 내려갔다. 지난해 말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연체율은 6.0%로 전년 말(8.5%) 대비 2.5%포인트(p) 하락했다. 같은 기간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권 비율을 뜻하는 고정이하여신비율 역시 2.3%p 개선된 8.4%를 기록했다.
부실 자산 정리로 대손비용이 큰 폭으로 감소해 흑자 전환에 성공하는 등 성과를 냈다. 정부의 대출 규제 영향으로 영업 환경은 여전히 어렵지만 부실 리스크를 어느 정도 털어낸 만큼 저축은행 M&A 시장이 다시 관심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도권 영업 기반을 갖춘 저축은행의 라이선스는 인수 매력도가 있다고 평가받는다"면서 "최근 교보생명과 같은 우량한 기업들이 뛰어드는 것은 저축은행업계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융사는 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리테일 창구가 생긴다는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면서 "수신 기능을 더해 포트폴리오 다변화도 노릴 수 있다"고 밝혔다.
최정서 기자 emoti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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