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105달러 유지 땐 내년 물가 1.8%p 상승 압력
고유가 장기화 시 물가 3%대 중후반 가능성
중동 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고공행진할 경우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최대 1.6%포인트 더 오를 수 있다는 국책연구기관 분석이 나왔다. 고유가가 이어지면 근원물가까지 상방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1일 발표한 ‘최근 국제유가 상승이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운송 불확실성에 따른 유가 상승이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최대 1.6%포인트 끌어올릴 수 있다고 분석했다.
KDI는 국제유가 흐름에 따라 세 가지 시나리오를 설정해 물가 영향을 분석했다. 기준 시나리오는 두바이유가 올해 2분기 배럴당 100달러를 기록한 뒤 3분기와 4분기에 각각 90달러, 87달러로 완만하게 하락하는 경우다. 이 경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2%포인트, 내년 0.9%포인트 높아지는 것으로 추정됐다.
고유가 장기화 시나리오는 국제유가가 올해 2∼4분기에도 4월 평균 수준인 배럴당 105달러를 유지하는 상황을 가정했다. KDI는 이렇게 되면 물가 상승 기여도가 올해 1.6%포인트, 내년 1.8%포인트까지 확대돼 고물가 흐름이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유가 안정 시나리오에서는 국제유가가 올해 2분기 95달러에서 3분기와 4분기 각각 85달러, 80달러로 빠르게 낮아지며 내년부터 물가 불안이 상당 부분 완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KDI가 지난 2월 경제전망에서 제시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2.1%를 고려하면, 고유가 장기화 시 물가가 3%대 중후반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다는 의미다.
마창석 KDI 연구위원은 “유가 충격이 시차를 두고 물가에 전이되는 구조여서 기술적으로 2027년 상승률 기여도가 더 높게 나타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KDI는 에너지 운송 불확실성에 따른 유가 상승이 일반적인 유가 상승보다 소비자물가를 더 크게 자극한다고 분석했다. 원유 운송 차질 우려가 커지면 정제업자들이 석유류를 미리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늘어나고, 같은 수급 상황에서도 가격 상승 폭이 확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충격은 석유류 가격에 그치지 않고 근원물가로도 번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적인 두바이유 상승은 근원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었지만, 운송 불확실성에 따른 두바이유 10%포인트 상승은 근원물가 상승률을 약 0.10%포인트 끌어올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KDI는 국제유가 충격이 공업제품과 서비스 가격으로 확산하면서 고유가 장기화 시 내년까지 근원물가 상방 압력이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마 연구위원은 “운송 불확실성에 따라 유가가 오를 경우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더 크게 반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강승구 기자(kang@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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