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엿새 만 정부 조사결과…“비행체 2기 타격”
국힘 “공격 세력 확인되면 단호·즉각 대응해야”
“정부는 국민 생명·재산 지켜야…끝까지 주시”
파공·피격 확인한 정부 “선박내부 무관한 화재”
미사일·자폭드론 여부, 공격주체 미확인 상태
외교부 브리핑 직전 주한이란대사 불러들였다
우리나라 해운사가 운용하는 화물선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해군이 봉쇄 중인 호르무즈 해협 아랍에미리트(UAE) 측 수역에서 ‘피격’(공격을 받은)한 것으로 엿새 만에 확인되자 야당에서 “투명한 진상규명과 국가주권 수호”를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10일 밤 최보윤 수석대변인 논평을 통해 “지난 4일 호르무즈 해협을 항해하던 HMM ‘나무호(號)’ 선미가 미상의 비행체에 의해 피격받은 사실이 외교부 조사를 통해 공식 확인됐다. 이번 피격 사건은 명백한 국가 주권 침해이자 해상안보 위기”라며 이같이 밝혔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정부는 나무호 피격에 대한 신속하고 정확한 추가 세부 조사를 진행하여야 하며,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조사 결과를 국민 앞에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특정 세력의 공격이 확인될 경우 정부는 단호하고 즉각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주권국가로서 단호한 조치만이 제2·제3의 ‘나무호 사태’를 막을 수 있다”며 “국민의힘은 진상이 명명백백히 밝혀질 때까지 정부의 대응을 끝까지 지켜볼 것이다. 정부는 국민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본연의 의무에 충실해야 될 것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HMM 나무호는 현지시간 4일 움알쿠와인항 인근 수역에서 최초 보고상 피격으로 의심되는 폭발과 내부 기관실 화재를 겪었다. 자력운항이 불가능해진 나무호는 이후 8일 새벽 UAE 측 두바이항 드라이독 월드 수리조선소로 예인돼, 사흘간 합동조사단의 조사가 벌어졌다. 조사단은 해양수산부 산하 해양안전심판원 조사관 3명과 소방청 감식 전문가 4명으로 구성됐다.
이날 청와대가 1차 조사가 끝나 검토·평가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한 뒤, 외교부는 정부 합동조사 결과로 “조사 결과 5월 4일 미상의 비행체가 HMM (나무호의)선미를 타격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정확한 기종 및 물리적 크기 등을 확인하기에는 제약이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현장 수거 잔해 등을 추가 분석할 예정”이라고 했다. 박일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나무호는 ‘비행체 2기’의 타격을 받았다고 알렸다. 비행체가 선미 좌현 평형수 탱크 외판을 1분 간격으로 2차례 타격했고, 이에 따라 선미 외판이 폭 5m·깊이 7m 규모로 훼손된 ‘파공’이 확인됐다.
박 대변인은 “기관실 화재는 미상의 비행체 1차 타격으로 발화됐고, 이후 2차 타격으로 화재 규모가 급격히 확산”됐다며 “화재 원인은 선박 내부와는 무관하다”고 추정했다. 기뢰·어뢰 폭발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자폭드론이나 미사일 여부, 공격주체 국가는 아직 확인하지 못했단 입장이다. 그는 “CCTV 영상에 해당 비행체가 포착됐으나 발사 주체 정확한 기종 및 물리적 크기 등을 확인하기엔 제약이 있다”며 “현장에서 수거된 비행체 엔진 잔해 등을 추가 분석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국시간 5일 새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SNS를 통해 한국 선박이 공격받았다고 지목하며, ‘프로젝트 프리덤’ 선박 호송작전에 한국도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란 측은 4일 밤부터 IRGC 연계 타브나크 통신이 한국 선박 피격 추정 보도를 냈지만, 그 뒤로 후속보도가 없다가 6일쯤부터 주한이란대사관 성명 등을 통해 ‘이란군이 개입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면서도 이란 국영방송 IRIB 소유의 미디어 ‘프레스 TV’는 6일자 <‘프로젝트 프리덤’, 이란의 비대칭 억지력 앞에 48시간 만에 좌초…트럼프 후퇴>라는 ‘전략분석 데스크’ 논설에서 “‘이슬람공화국이 새로 설정한 해상규칙을 위반한 한국 선박을 겨냥한 공격’은 ‘명확한 신호’를 보냈다. 즉 이란은 자국의 주권적 권리를 ‘물리력으로 집행’할 것이라는 점”이라고 자평해 논란을 불렀다.
한편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은 이날 정부합동조사결과 발표를 앞두고 사이드 쿠제치 주한이란대사를 청사로 불러들였다. 취재진은 ‘공격 주체가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왜 이란 대사를 불렀는지’ 물었고 박 대변인은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관련국과 소통을 하고 있다”며 “이란은 ‘관련국’에 해당하기에, 우리 조사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면담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광태 기자(ktkim@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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