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규제합리화 혁신 고속도로’ 깔아 선도 국가 전환할 것
낡은 규제 빨리 없애 기업 성장 도모하고 국민 편익 증진하는 게 목표
AI·자율주행·로봇·바이오·재생에너지 등 ‘메가 특구 전략’ 추진
첨단산업 분야 美처럼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 제2 타다금지법 안돼
규제 완화에 대한 이익 집단 반발, ‘이익 셰어’ 구조 만들어서 풀어야
고견을 듣는다
박용진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
“삼성전자가 글로벌 기업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노동자뿐 아니라 협력업체나 하청업체, 그리고 국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고통은 사회적으로 분담시키면서 성과는 자기들끼리 나눈다는 노조의 주장은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지난 8일 서울 중구 규제합리화위원회 사무실에서 만난 박용진(55) 부위원장은 삼성전자 노조의 억대 성과급 지급 요구에 대한 얘기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성과급 지급 문제는 노사 간 임단협에서 당연히 논의할 사안이지만 산업의 생태계를 지키기 위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4월15일 출범한 규제합리화위원회는 대통령 직속 행정위원회로 규제를 철폐하는 ‘개혁’을 넘어, 불합리한 규제는 정비하고 필요한 규제는 적정 수준으로 설계하는 ‘합리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워원장은 대통령이며, 국무총리와 박용진(민생 분야)·남궁범 전 삼성전자 부사장(성장 분야)·이병태 KAIST 경영공학부 명예교수(지역 분야) 등 4명이 부위원장직을 맡고 있다.
박 부위원장은 “이재명 정부의 규제 정책은 기업 성장을 도모하고, 국민편익을 증진시키는 게 철학”이라며 “경부 고속도로와 정보화 고속도로에 이어 규제 합리화라는 제3의 고속도로 깔아 대한민국을 ‘혁신 선도국가’로 전환시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AI(인공지능)와 자율주행, 로봇, 바이오, 재생에너지 5개 분야에서 규제를 없앤 메가 특구 전략을 추진 중”이라고 소개했다. 예를 들어 부산은 로봇, 광주는 자율주행차처럼 ‘규제 프리’ 도시와 신산업을 묶어 육성하는 방식이다.
그는 첨단산업 분야에선 미국처럼 원칙 허용·예외 규제라는 네가티브 규제로 전환해야 한다며 ‘제2 타다금지법’ 같은 규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규제 완화에 대한 이익집단 반발은 ‘이익 셰어’ 구조를 만들어 풀어야 한다며 위원회가 낡은 규제는 빨리 없애고 신성장산업엔 가이드를 마련해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박 부위원장은 서울 강북구 을 지역구에서 20대 및 21대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인이다. 민주당 대변인,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 등을 역임했다. 서울 신일고와 성균관대 사회학과를 졸업했으며, 성균관대 국정관리대학원 행정학 석사 학위도 취득했다. 국회에서 재벌 지배구조 문제를 날카롭게 지적해 ‘재벌 저격수’라는 별명을 얻었으며, 쓴소리도 마다 않는 소신파 정치인으로 평가된다. 과거 비이재명계로 꼽혔으나, 초대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으로 발탁되면서 이재명 정부의 실용주의 노선을 뒷받침하고 있다.
대담 = 강현철 논설실장
- 최근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입니다. “대문 걸어 잠그고 끼리끼리 먹자판 잔치와 집안싸움에 몰두하는 모습이 솔직히 불편하다”고 하셨는데 노조의 총파업 예고를 어떻게 보십니까?
“노사 간의 임단협은 민주 국가에서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다만 성과급 논의와 관련해 삼성전자가 어려운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 어려움을 극복하는 데 있어서 고통을 분담해왔을 사내 하청과 협력업체, 그리고 벤더 기업들, 사내 비정규직들이 많이 있으실 겁니다. 이런 분들과의 이익을 같이 나누는 것, 노동조합으로 치면 노동자들의 연대라고 하는 측면에서, 회사의 입장에서 보면 동반 성장 그리고 그 산업의 생태계를 잘 지켜가기 위한 배려 이런 것들을 같이 의논하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노조) 당신들끼리만 그렇게 할 수 있냐라는 얘기입니다. 일차적으로 삼성전자라고 하는 회사가 자기 혼자 산 거냐, 기술 산업적인 생태계에서 벗어날 수 없는 것이 첫 번째고, 두 번째로 대한민국 정부가 공단을 조성할 때 부지를 조성할 때 그다음 전력망을 연결할 때 산업용수를 갖다 쓸 때 또 연구개발(R&D) 관련 세액 공제를 해줄 때 금융 지원을 해줄 때 국가적으로 했습니다. 지원은 국가적으로 받고 성과를 나누는 건 자기들끼리 해요. 고통은 사회적으로 나누고 성과는 자기들끼리 나눈다, 그거는 안 맞습니다. 그 지점을 얘기한 겁니다. 제가 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원하면서 세 번 감옥을 갔다 온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노조에 쓴소리를 해도 애정을 가지고 내가 하는 게 맞고 또 욕을 먹어도 내가 먹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어 용기를 냈습니다.”
- 일각에선 지난 3월 시행된 노란봉투법이 대기업 노조의 파업을 부추기는 건 아닌가라는 시각이 있습니다. 노란봉투법과 중대재해처벌법을 규제로 느끼고 있는 기업들이 적지 않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이른바 노란봉투법과 중대재해처벌법이 기업인들에게 여러 가지로 이전과는 다른 어려움을 주리라고는 생각해요. 그런데 파업이 이것 때문에 늘어난다고 하는 건 엄살에 가까운 부분이 있습니다. 노란봉투법이라고 하는 건 딱 두 가지 아닙니까? 지나친 손배 가압류를 제한적으로 하는 거잖아요. 또하나는 사용자 범위를 확대해 실제로 작업 현장에서 여러 지휘권과 노동과 관련된 관리 감독을 한다고 그러면 소속 회사는 아니지만 원청 사용자에게 협상권을 요구할 수 있는 거잖아요. 그것도 아직 제대로 잘 작동되는 상황이 아니고요. 삼성 노조가 보여주고 있는 임단협이라고 하는 일상적인 노사 관계와 이 두 법안은 큰 관계는 없죠. 삼성 노조가 성과급에 대한 제한 없는 요구가 과하다라는 사회적 논란은 있을 수 있지만 이것 때문에 파업이 더 늘어난다라고 하는 건 논리적으로 무리한 연결입니다. 노란봉투법이나 중대재해처벌법이 기업인들에게는 예전에는 없었던 허들로 느껴질 수 있어요. 그런데 파업으로 인한 손실을 손배 등을 통해 압박을 가하는 것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파업권에 대한 지나친 침해라고 하는 법률적 해석이 있고 판례들도 계속 쌓여 왔기 때문에 그 부분에 대해서는 사용자들이 새로운 법률 환경, 새로운 사회적인 요구를 잘 이해하고 지켜가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다만 중대재해처벌법은 이제 적응하는 과정인데, 너무 많은 산업재해를 줄여나가기 위해서는 처벌과 관련된 부분만 강화하는 것보다는 다른 여러 제반 조건들을 어떻게 형성해 나가느냐에 대한 문제도 있을 겁니다. 이는 노사정 또 시민사회가 함께 노력해야 될 부분이라고 봅니다.”
- 대한민국의 기업 경영 규제는 경쟁국에 비해 어느 수준으로 판단하십니까?
“국가마다 다 다를 거예요. 미국에도 규제는 있습니다. 독점과 시장경쟁과 관련된 규제는 미국이 제일 세요.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경우도 독과점과 관련해 엄청나게 두드려 맞았고, 최근 빅테크들도 40여개 주 검찰총장들의 모임에서도 그리고 트럼프 정부 법무부 장관이 반독점법으로 기소당하고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미국보다 우리가 더 규제가 약하다 많다 이렇게 얘기할 수는 없습니다. 그 나라의 경제 상황과 조건에 따라 다 다른 것 같아요. 다만 대한민국 정부, 이재명 정부가 힘을 기울이려고 하는 건 두 가지 방향입니다. 하나는 낡은 규제는 빨리빨리 없애자 이거를 끌고 갈 필요는 없다는 겁니다. 누구보다 빨리 해보자라고 하는 의지가 분명하고요. 또하나는 규제는 또다른 이름이 가이드예요. 안전하게 가이드라인을 설치하는 거거든요. 신산업, 혁신성장 산업, 첨단 산업에서는 이 가이드를 잘 설정해 주는 게 오히려 중요합니다. 가이드가 아예 없어 산업 성장에 저해하거나, 플레이어들이 멈칫멈칫하거나 이런 경우들이 많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특히나 바이오, 자율주행, AI, 재생에너지 이런 데서는 우리 기술은 있는데 어떻게 적용해야 돼 그럴 때 가이드를 잘 만들어 주는 게 중요합니다. 규제 문제와 관련해서는 경쟁 국가보다 규제가 많냐 적냐라는 관점보다 다른 나라에서는 되는데 우리나라에선 왜 안 돼 기준을 가지고 접근하겠습니다.”
- 이재명 정부는 ‘규제의 구조개혁’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핵심 가치와 목표는 무엇입니까?
“이재명 정부 규제 정책의 핵심 가치와 목표는 기업의 성장을 도모하고, 국민의 편익을 높이는 것입니다. 조금 더 그랜드하게 바라본다면 저는 정부가 역사에 길이 남을 규제합리화의 고속도로를 깔고 있다 봅니다. ‘혁신의 고속도로’를 깔고 있다고 봐요. 과거에 대한민국에는 2개의 고속도로가 있었습니다. 1968년도에 박정희 정부가 시작한 경부 고속도로가 있고, 1998년도에 김대중 정부가 시작한 초고속 인터넷 고속도로가 있었어요. 경부 고속도로는 산업화를 열었고, 초고속 인터넷 고속도로는 정보화 대국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었습니다. 둘 다 국민적 저항과 반대가 있었고, 정치적인 논란도 많았습니다. (저항에도 불구) 이 길을 지금 뚫어가려고 합니다. 김대중 대통령도 산업화는 가장 늦은 나라지만 정보화는 가장 빠른 나라로 만들겠다고 그러셨잖아요. 대한민국이 혁신성장의 길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규제를 합리적으로 풀어내지 못하면 안됩니다. 통으로 풀어야 하고, 낡은 건 다 드러낼 수 있는 용기와 결단력이 필요합니다. 이를 고속도로로 표현한 건데요. 예산이 엄청 많이 들어가고, 논란도 많을테지만 이를 잘 수습하고 나가야 됩니다. 그 길에 규제합리화위원회의 역할이 많을 겁니다. 경부 고속도로를 깔 때 정부의 예산이 2400억원이었습니다. 그 중 500억원을 건설 비용으로 투자하겠다고 했습니다. 김대중 정부가 초고속 인터넷 고속도로를 깐다고 할 때 예산 규모가 73조8000억원인가 그랬어요. 그런데 당시 정부가 향후 10년동안 10조원을 여기다가 투입하겠다고 발표하니 논란이 많았죠. 그런 돈이 어디 있냐에서부터 이게 지금 맞느냐, 나라 거덜나는 거 아니냐 그랬는데 저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단계를 만들어 냈다고 봅니다. 지금 이재명 정부는 대한민국을 ‘추격 국가’에서 완벽한 ‘선도 국가’로의 전환을 추진 중입니다.”
- 과거 역대 정부 또한 규제 개혁을 추진했으나, 성과는 미미했다는 평가가 적지 않습니다. 규제 합리화가 효과를 거두려면 어떤 게 필요하다고 보시는지요?
“기본적으로 대통령이 규제 합리화와 관련해 철학과 방향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단순히 규제 제도를 없애겠다는 정도 그래서 ‘손톱 밑 가시’나 ‘전봇대 규제’라는 워딩을 만들어내고 임기 중 한 번 정도 회의하는 걸로 그치는 방식이어서는 안됩니다. 이 대통령은 말씀드린 AI와 자율주행, 로봇, 바이오, 재생에너지 이렇게 5개 분야에서 ‘메가 특구 전략’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특별법도 만들고 이걸 바탕으로 밀고 나가려고 하는 계획과 의지를 갖고 있습니다. 규제 몇 가지를 없앴어요, 전봇대를 하나 뽑았어요라는 수준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 먹거리를 새롭게 창출해나갈 지역과 산업을 통일시켜, 예를 들면 광주는 자율주행 도시로 만들고, 부산은 로봇의 도시로 만드는 겁니다. 이를 위해 (관련 규제를) 통으로 들어내려고 합니다. 과거의 성장전략은 공단을 만들고 공단의 산업용수와 전력, 도로와 통신망 등을 잘 연결해 수출을 잘할 수 있도록 해주는 거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첨단 산업들, 로봇이라든지 바이오라든지 자율주행 차량이라든지 이런 거는 다 실증을 해야 됩니다. 아무도 안 달리는 사막 고속도로를 열심히 잘 달리는 게 자율주행 실증이 아니잖아요. 교통이 번잡한 도시에 투입해 한국 운전자들의 운전 버릇이나 습관, 한국의 도로 상황, (보행신호가) 10초도 안 남았는데 뛰어들어가는 급한 서울 시민들의 특성들을 파악해 실증하는 게 중요한 겁니다. 로봇이 우리 주변으로 들어온다고 생각해 보세요. 로봇이 반려견을 산책시키고 커피도 배달하고 음식도 배달하기 시작해요. 그렇게 되려면 인도로 로봇이 다닐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 (규정으로는) 못 다녀요. 로봇이 엘리베이터를 타고 아파트에 들어갈 수 있나요? 없어요. 이런 게 다 규제예요. 지금 법은 안 되게 돼 있습니다. 이걸 통으로 다 들어내서 부산에선, 광주에서는 이게 다 돼 그렇게 만드는 겁니다. 자율주행 관련 플랫폼 회사, 서비스 회사, 제조회사 다 광주로 가고 로봇과 관련된 산업의 모든 기반은 다 부산으로 가, 시장이 다 허가해 줄 거야 이렇게 만드는 거죠. 중앙의 인허가 권한을 지방에 내려주고, 예산도 해주며 그 산업을 한다면 부산에서는 금리를 연2%의 저금리나 아예 무이자 대출도 해줄 수 있게 만들겠다는 거예요. 기존에 없는 방식입니다. 플레이어인 기업들이 마음껏 뛸 수 있고 실증하고 비즈니스 전략을 세울 수 있어야 되는 거죠. 실증 단계의 수준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걸 적용시켜 어떻게 산업을 끌고나갈 거냐 이게 핵심입니다. 이런 그랜드한 메가 특구 전략이 마련돼 있고 대통령 또한 이걸 끌고 나가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계십니다.”
- 부위원장님께서 생각하시는 ‘진보적 규제 합리화’란 무엇입니까? 과거의 규제 철폐와는 어떤 점이 다른가요?
“앞선 규제라고 하는 건 가이드를 잘 만드는 겁니다. 대한민국이 ‘추격 국가’였으면 해외 사례들을 참고해 제도를 도입해 잘 적용하면 되는 거였는데 선도 국가이면 그런 사례가 없습니다. 사례가 없는 속에서 만들어야 되고, 가이드를 제정해야 돼요. 지금 자율주행 차량과 관련해서는 미국과 중국 두나라 밖에 없습니다. 우리도 지금 하려고 합니다. 바이오 관련해서는 특별히 봐야 할 나라가 많지 않아요. 대한민국이 잘하고 있는 몇 개 분야에서는 우리가 새로운 기준점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그래서 보다 나은 규제, 똑똑한 규제, 합리적 규제, 한 발 앞선 규제를 이제 진보적 규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좋은 가이드의 설치는 산업의 성장에 좋은 영향을 미칩니다. 정부도 인식을 전환해 이거 해줄 테니까 서류 가져와요 이럴 게 아니라 도장 들고 쫓아가 산업에서 힘들어 하고 있는 플레이어들의 고민을 풀어주고 팀 꾸려서 같이 움직이고 하려고 하는 자세를 갖고 있어 예전과는 다른 규제 정책에서의 면모들을 보여주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 재임 중 꼭 해결하고 싶은 ‘박용진표 규제 합리화 1호 과제’는 무엇입니까?
“이재명 대통령의 구상을 성공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봅니다. 제가 정치인 출신이니 메가 특구 특별법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국회에 가서 잘 설명하고, 이해관계자들의 우려와 걱정을 불식시키고 갈등을 조정해내는 역할을 하려고 합니다. 야구로 표현하면 감독 지시에 따라 배트를 짧게 잡고 안타에 집중하는 겁니다. 홈런 쳐서 이름 날리겠다는 생각은 없어요.그랜드는 대통령의 철학을 잘 따르고, 소소한 측면에서는 예를 들면 주식 결제대금을 t플러스 2일에서 1일로 줄인다거나 국민들이 관심 갖고 있는 것들을 바꾸는 노력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이 대통령은 원칙 허용·예외 금지라는 ‘네거티브(negative) 규제’로의 전환을 선언하셨습니다. 이렇게 하려면 공무원들의 소극 행정 문화를 바꿔야 하는데 구체적인 유인책이 있습니까?
“네거티브 규제는 안 돼라고 하는 걸 정하고 나머지는 한번 해봐 이렇게 하는 겁니다. 지금 미국이 그렇게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구글의 (자율주행차) 웨이모가 차량 2000대를 풀어 캘리포니아에서 다니게 하고 있습니다. 물론 구글이 오랜 세월 실증을 해왔죠. 중국은 그야말로 공산당식으로 밀어붙이고 있는데 우리하고는 좀 안 맞고. 대통령이 생각하시는 방법은 국민의 안전이나 건강 관련 규제 이외에는 미국 정도로 규제를 확 풀어 해보자는 건데 공무원들은 겁나죠. 예를 들어 예전 마차 시대 자동차가 막 출현해 자동차들이 다니기 시작하는데 10대 중에 1대는 자동차예요. 그러면 마차의 규정을 자동차에 적용하는 게 가장 안전하죠. 공무원들이 새로운 자동차 시대를 열지는 못합니다. 대통령의 말씀은 나중에 특히나 감사원의 감사 등 문제가 생겼을 때 이 공무원은 위에서 책임지겠다고 했으니까 한 것뿐이야라고 해줄 수 있는 면책과 감사에서의 자유로움 이런 것들을 명시하고 제도적으로도 만들어 놓겠다라는 겁니다. 공무원들의 소극 행정을 적극 행정으로 전환시켜내기 위해서는 면책 규정 등을 확대 적용해 주는 것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다만 국민의 안전과 건강 문제에서는 신중함을 놓쳐서는 안됩니다. ‘신속하게 하자 그러나 신중하게 해야 된다’는 대통령의 말씀은 모순적이지만 방향은 분명합니다.”
- 규제 합리화 과정에서 지자체나 이익집단의 반발이 예상됩니다. 이를 조정하고 설득하는 전략은 무엇입니까?
“제가 정치적인 경험을 가지고 있어 대화하고 타협하고 갈등을 조정하고 결과를 내는 역할을 적극적으로 해볼 생각입니다. 예를 들면 바이오 분야 특히 제약 관련 분야에서는 의사 집단 혹은 병원 그리고 약사 집단 이런 분들의 다툼이 생길 수 있는데요. 합리적으로 이익을 셰어하고 또 산업은 성장시킬 수 있도록 해야 된다고 봅니다. 자율주행 택시가 도입돼 돌아다니고 새로운 택시 회사를 만든다고 가정해봅시다. 그러면 기존의 택시회사는 새로운 경쟁자가 나타나 싫죠. 사람들은 대부분 신기하다면서 자율주행 택시를 타려고 하겠죠. 이 때문에 개인 택시 사업자분들이라든지 법인 택시 사업자들이 반발하고 나올 수 있는데 현명한 정책 방향은 이런 겁니다. 개인 택시의 면허권을 임시적으로 빌리는 거죠. 그러면 그분은 택시 운전을 하지 않고 쉬시지만 그 면허권을 가지고 자율주행 택시가 움직여요. 벌어들이는 돈의 일부를 셰어합니다. 일부는 국가가 전략적으로 기금으로 축적합니다. 국가는 또 거기에 돈을 넣기도 하고요. 또 이 사업에 참여하는 플랫폼 기업들도 있을 거예요. 이렇게 기금을 만들고 그 돈을 법인 택시 대수를 축소하는 데 쓰고, 또 개인택시 면허권을 매입해 소각하는 데 쓰고, 혹은 개인 택시 면허를 아예 자율주행 택시 로봇 택시들이 받아가지고 할 수 있도록 하면 합의가 가능할 겁니다. 이런 합의를 만들어내는 건 정치권에서 해야 합니다. 가령 드론으로 약을 배달할 수 있어요. 그러면 약사들의 반대가 있을 수 있죠. 예를 들면 비대면 진료 플랫폼인 닥터 나우라는 회사가 약사들과 어떻게 이익을 셰어해 새로운 산업을 성장하게 만들 수 있는 그런 것들을 찾아야죠.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타다 금지법 같은 걸 만들어 진입을 아예 못하게 만드는 방식은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 과거 ‘재벌 저격수’로 불리셨는데 기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게 된 계기는 무엇이나요?
“제가 재벌 저격수다고 하니 반기업주의자인 것처럼 오해를 하시는데 실제로 저는 반기업주의자가 아닙니다. 기업의 오너 혹은 경영주들이 시장에서 반칙하면 되겠습니까? 기업을 위한 게 아니라 자기 개인을 위해, 경영권을 세습 받기 위해 시장에서 반칙을 하고 그렇게 해서 투자자들, 노동자들, 소비자들한테 손해 입히고 회사에도 피해를 끼쳐서는 안됩니다. 일부 개인의 특혜와 특권을 위해 반칙을 일삼는 건 저는 안 된다고 봅니다. 원칙주의인 거죠. 그러나 기업이 시장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도록 하는 것, 대한민국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하는 것에는 제가 반대할 리가 없죠. 오히려 더 도와줘야죠. 그래서 박용진의 반칙과 특권에 대한 비판 정신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또 혁신의 생태계를 만들어내기 위한 친기업주의와 똑같은 말입니다. 제가 ‘코스피 3천 법’이라는 상법 개정안을 만들어 냈거든요. 그때는 이게 기업 망하는 법이라고 그랬습니다. 그런데 똑같은 법이 통과할 때 코스피가 7천을 넘었어요. 어떻게 보면 박용진이 시장에서의 투명성 그리고 자본시장의 활성화, 기업의 성장에 오히려 더 적극적인 ‘찐 기업주의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임명 전후로 이재명 대통령의 특별한 당부나 교감이 있었는지요?
“위촉장을 수여하실 때 저하고 남궁범 부위원장님하고 이병태 부위원장님을 놓고 세 분이 다 성격도 다르고 경험도 다르고 가치관도 다르실 테지만 세 분을 모신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생각이 다르니까 치열하게 논쟁하시고 갈등을 피하지 마라, 그러나 결과는 꼭 내라고 하셨습니다. 그런 면에서 대통령의 용인술이 빛나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직은 총리급 중책입니다. 일각에서는 이를 차기 서울시장 선거나 정치적 재기를 위한 발판으로 보는 시각도 있습니다. 향후 정치적 행보가 궁금합니다.
“의원 배지가 있든지 없든지 간에 우리 사회에 필요한 일을 생각하고 만들어 나가려고 하는 정치인이다라는 게 스스로에 대한 규정입니다. 지금 이 자리 역시 대한민국이 필요한 일을 하는 중이라고 생각해요. 이후에 어떻게 나갈지는 지금 이 일을 잘 해내야 되는 거지 그걸 미리 염두에 두고 하게 되면 헛발질할 가능성이 많습니다. 지금은 다른 생각은 안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정치인이고 앞으로도 정치인을 할 겁니다.”
hckang@dt.co.kr
기사 추천
- 추천해요 4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2
- 화나요 1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