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지난 6~9일 워싱턴DC를 방문해 미 행정부와 의회 주요 인사들을 만나 대미 전략투자 프로젝트와 산업·통상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면담에서 양국은 미국 조선업 재건 협력의 거점 역할을 할 ‘한미 조선협력센터’ 설립에 합의,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이 센터는 양국 정부와 조선업계, 연구기관 간 협력을 전담하는 상설 기구로, 올 하반기 워싱턴DC에 문을 연다. 이로써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구상’이 본격적으로 닻을 올렸다. 미국의 조선산업 재건 의지와 한국의 세계 최고 수준 경쟁력이 맞물린 이번 파트너십은 단순 한 산업 프로젝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흔들리는 한미 관계를 복원할 수 있는 전략적 지렛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양국 관계는 적지 않은 균열 조짐을 보여왔다. 이란전쟁을 둘러싼 국제 공조 과정에서 한국은 에너지 의존도와 중동 리스크를 의식해 신중론을 유지하고 있지만, 미국 입장에선 핵심 동맹국의 전략적 모호성으로 비친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의 실망감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여기에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대북 인식 논란까지 겹치면서 미국 내 보수 진영을 중심으로 우려가 제기되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추진되는 ‘마스가’ 프로젝트는 단순한 조선업 협력을 넘어 한미 전략동맹을 다시 묶어낼 수 있는 중요한 연결고리다. 이제는 말이 아니라 실행으로 K-조선의 경쟁력과 한국의 가치를 미국에 분명히 입증해야 할 때다.
지금 미국은 동맹국의 ‘말’보다 ‘행동’을 보고 있다. 중요한 것은 장밋빛 청사진이 아니라 결과를 만들어내는 실현력이다. 실제 투자와 기술 협력, 인력 양성, 공급망 구축으로 이어져야 한다. 미국의 보호무역 기조 속에서 한국 기업들이 안정적으로 사업 기반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치밀한 외교 지원도 필수적이다. 특히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한국 조선업이 미국 함정 유지·보수·건조 시장까지 참여 범위를 넓힐 수 있도록 장기 전략을 세워야할 것이다. 단순 하청 수준에 머문다면 ‘마스가’는 미국만을 위한 프로젝트가 될 수 있다. 정부와 산업계는 이번 기회를 결코 놓쳐선 안 된다. 구호가 아니라 성과를 통해 ‘말뿐인 동맹’이란 의심을 말끔하게 지우면서 한미 동맹의 새로운 미래를 여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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