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7일 호르무즈 해협서 미군과 교전후 선전전

IRGC 항공우주군사령부 “美 목표·함선 조준중”

해군 성명 이어 이틀째…“해협 완벽 통제” 주장

“평화달성 모든 노력” 파키스탄 중재 동시 부각

악시오스 카타르 총리-美 비밀접촉 보도도 인용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항공우주군사령부 명의로 ‘미사일들이 장전됐고 발사 명령만 기다리고 있다’는 10일(현지시간)자 이란 준관영 메흐르 통신 보도 일부. [메흐르 통신 보도 갈무리]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항공우주군사령부 명의로 ‘미사일들이 장전됐고 발사 명령만 기다리고 있다’는 10일(현지시간)자 이란 준관영 메흐르 통신 보도 일부. [메흐르 통신 보도 갈무리]

이란 신정(神政)정권 실세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최고지도자 친위 군사조직) 군부가 연일 미국을 향한 경고메시지를 내며 “발사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고 엄포를 놨다. 이란·미국 간 선(先) 전쟁종식, 후(後) 30일간 핵협상 합의 임박설이 떠오른 와중 해상 대치가 거듭되자 벌인 여론전이다.

이란 국영 IRNA 통신과 혁명수비대 연계 준관영 ISNA 통신, 타스님 통신, 메흐르 통신, 타브나크 통신신 등은 10일(현지시간) 일제히 “IRGC 항공우주군사령부는 ‘이란 혁명수비대의 미사일과 드론이 이 지역의 미국 목표물과 적의 공격 함선을 조준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IRGC 항공우주군사령관인 마지드 무사비 장군이 9일 밤 X 계정을 통해 “미사일과 드론이 적을 조준했으며 발사 명령을 기다리고 있다”며 게재한 사령부 명의 성명을 인용한 것이다.

메흐르 통신은 이같은 테헤란(이란 수도)발 보도에서 “이번 성명은 이란이 지난 7일 야스크(자스크) 인근에서 발생한 이란 유조선 공격을 포함한 미국의 군사적 도발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공식적으로 항의한 이후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나왔다”고 부연했다.

미군 중부사령부(CENTCOM)은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의 대이란 해상봉쇄를 뚫고 오만만 이란 항구로 진입하려던 이란 국적 유조선 2척을 ‘무력화’시켜 입항을 막았다고 발표했다. 미군은 그 전날(7일)에도 케슘섬, 반다르 아바스, 반다르 시리크 등 호르무즈 해협 일대 이란 군사 시설을 타격했다.

마지드 무사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항공우주군사령관. [메흐르 통신 보도 갈무리]
마지드 무사비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항공우주군사령관. [메흐르 통신 보도 갈무리]

이란군은 비슷한 시기 호르무즈 해협 동쪽과 차바하르항 남쪽의 미군 함정을 공격했다. 이란은 미군이 이란 자스크항 연안과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항 인근에서 이란 유조선 2척을 공격해 휴전 합의를 위반했고, 먼저 이란 민간 지역을 공격했기 때문에 미 함정을 타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ISNA 통신은 이날 “IRGC 해군은 전략적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일하고 안전한 항로는 이란 이슬람공화국이 지정한 항로뿐이라고 강조했다. 외국 세력의 어떠한 항로 이탈이나 적대적 행위에도 단호하고 즉각적·결정적인 대응이 있을 것”이라며 “완벽하고 지능적인 통제권을 행사함으로써 IRGC 해군은 이란 선박을 보호하는 동시에 페르시아만의 안보를 수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파르스 등 이란 관영 통신들은 전날 IRGC 해군 성명을 인용해 연일 “이란 이슬람공화국의 유조선 및 상선에 대한 어떠한 공격도, 역내 미군 시설 중 하나와 적국 선박들에 대한 강력한 공격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대미 경고에 입을 모으기도 했다. 타브나크 통신은 이날자로 한 X 활동가를 인용한 보도에서 7일 교전 때 대(對)레이더 미사일로 미군 3척 함선의 레이더 시스템을 파괴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아랍권 대표방송 알 자지라는 타스님 통신을 인용하는 형식을 취해 아크라미 니아 이란군 대변인이 “미국이 테헤란에 대해 (적용하는) 제재를 강행하는 국가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데 분명히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전했다. 대변인은 또 미측 목표가 달성되지 않았다며 “적은 이러한 저항을 결코 꺾을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결국 휴전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지난 4월 10일(현지시간) 밤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공항에 도착한 이란의 종전 협상 대표단을 아심 무니르(오른쪽) 파키스탄 육군참모총장 등 파키스탄 고위 인사들이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4월 10일(현지시간) 밤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공항에 도착한 이란의 종전 협상 대표단을 아심 무니르(오른쪽) 파키스탄 육군참모총장 등 파키스탄 고위 인사들이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편 이처럼 호전적인 보도에도 대미 협상의 끈 자체는 놓지 않는 듯한 흐름도 포착됐다. 메흐르 통신은 10일(현지시간) 알 자지라 보도를 인용해 “파키스탄 육군참모총장(아심 무니르 육군 원수)은 중동 지역에서 중립적 중재자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이슬라마바드(파키스탄 지도부)의 의지를 재확인하며 지속적인 지역 평화 달성을 위해 모든 노력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통신은 “알자지라가 보도한 발언에서 파키스탄 군 수장은 자국이 중동에서 공정한 중재자 역할을 하고 있음을 강조하면서, ‘영구적이고 지속 가능한 평화를 이루는 것이 명확한 목표’라고 말했다. 또한 중재를 성공시키기 위해 국가 역량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덧붙였다”며 “그는 ‘파키스탄은 이번 중재가 성공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며, 이 길을 계속 걸어갈 것’이라고 밝혔다”고 주목했다.

같은날 타브나크 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8일 현지 워싱턴에서 “오늘밤(8일 밤~9일 새벽 지칭) 이란으로부터 편지를 받을 예정”이라고 언급한 점, 에스마일 바가이 대변인이 미국 백악관 측 제안을 “검토 중”이라고만 밝힌 사실을 전하는 한편 ‘카타르 중재자’의 대미 접촉을 보도했다.

미 악시오스 보도를 인용해 셰이크 모하메드 빈 압둘라흐만 빈 자심 알타니 카타르 총리 겸 외무장관이 8일 워싱턴에서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의 회담 후 도하로 돌아올 예정이었으나, 목적지를 마이애미로 변경했다고 전했다. 미측과 ‘비밀 회담’한 모하메드 총리가 파이살 빈 파르한 사우디아라비아 왕자 겸 외무장관과 통화하고, 카타르 외무부가 9일자 성명으로 통화 사실을 발표한 동향도 실었다.

한기호 기자(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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