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우깡 포장 변천사. [새우깡 공식 홈페이지 캡처]
새우깡 포장 변천사. [새우깡 공식 홈페이지 캡처]

<28> 새우깡

‘국민 과자’ 새우깡에는 과자 한 봉지 그 이상의 무언가가 있다. 농심을 롯데로부터 완전히 독립하게 만든 브랜드라는 점에서 보면 재계 구도에도 영향을 미친 과자다.

‘손이 가요, 손이 가’로 시작되는 CM송으로 친숙한 새우깡은 1960년대 고(故) 신춘호 농심그룹 회장이 롯데 무역부장이던 시절에 뿌리를 두고 있다.

1965년 형인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으로부터 독립해 롯데공업을 설립한 신춘호 회장은 ‘롯데라면’, ‘왈순마’ 등을 야심차게 출시하며 라면사업에 나섰다. 하지만 선발주자인 ‘삼양라면’의 벽을 깨지 못하고 도산 위기에 내몰린다.

그러던 중 정부의 혼분식 장려운동을 기회로 삼아 신춘호 회장은 1970년 ‘소고기 라면’으로 히트를 치자 기세를 이어 스낵으로 사업을 확장한다. 그 첫 제품으로 내놓은 것이 ‘롯데 새우깡’이다.

롯데공업은 원재료인 새우의 맛을 극대화하기 위해 새우와 밀가루의 비율, 적당한 튀김 온도 등을 찾는 실험을 거듭한 끝에 ‘파칭 공법’이라는 신기술을 적용해 1971년 새우깡을 출시했다.

파칭(parching) 공법은 새우 소금구이를 떠올리면 된다. 갈아놓은 생새우와 밀가루로 만든 반죽을 성형한 뒤, 뜨겁게 달궈진 소금으로 굽는 방식이다. 반죽이 잘 구워지면 양념 가루를 뿌려 완성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새우깡은 시장에서 호응을 얻었지만, 한 가지 큰 문제가 있었다. 새우깡으로 스낵사업에 진출하면서, 제과사업을 하는 롯데와 경쟁자로 맞붙게 된 것. 심기가 불편해진 신격호 회장은 신춘호 회장에게 회사 이름에서 ‘롯데’를 떼라고 했고, 이에 신춘호 회장은 ‘농심라면’에서 따와 사명을 ‘농심’으로 바꿨다.

국내 최초 스낵인 새우깡이 ‘롯데 새우깡’에서 ‘농심 새우깡’이 된 사연이다.

농심은 출시 초기 감칠맛이 뛰어난 국산 ‘중하’를 새우깡의 주원료로 고집해 왔다. 하지만 나중에는 중하의 어획량이 감소하면서, 어획량이 중하보다 풍부하면서 맛에 큰 차이가 없는 국산 꽃새우를 활용하는 것으로 전략을 선회한다. 2019년부터는 서해안 오염으로 이물질 혼입 우려가 커지면서 수입산과 국산을 섞어 쓰고 있다. 미국산 90%, 국산 10%다.

비스킷 위주의 국내 과자 시장에 이단아처럼 등장한 새우깡은 1971년 출시 이후 지난 55년간 과자 시장에 쏟아진 수많은 신제품들 속에서도 ‘국민 과자’ 타이틀을 굳건히 지켜오고 있다. 무한 변주로 새로운 고객층을 끌어들이는 명품 브랜드의 장수 비결처럼, 새우깡 역시 매운 새우깡, 쌀 새우깡, 와사비 새우깡, 트러플 새우깡등 맛의 무한 변주를 통해 국내외 시장에서 위상을 지켜가고 있다.

김수연 기자 newsnew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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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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