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물·육류 등 오름세
가뭄에 비료·국제유가 상승 등 영향
WFP, 전쟁 장기화 시 4500만 ‘기아’ 경고
중동 전쟁의 후유증이 식량 물가에도 반영되기 시작했다. 중동전이 장기화 될 경우 세계적인 식량난이 발생할 것이라는 주요 기관들의 경고가 현실이 될까 우려된다.
마찬가지로 식량 수입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도 먹거리 물가 비상에 걸릴 가능성이 농후하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유엔 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지난달 세계 식량가격지수가 130.7로 전달보다 1.6% 상승했다고 9일 밝혔다. 곡물, 유지류, 육류 가격은 올랐고, 유제품과 설탕 가격은 하락했다.
지수는 2014∼2016년 평균 가격을 100으로 두고 비교한 수치다. 지난 1월까지 5개월 연속 하락했지만, 2월 반등한 데 이어 석 달 연속 상승했다.
곡물 가격지수는 111.3으로 전달보다 0.8% 상승했다. 밀 가격은 미국 일부 지역의 가뭄과 호주의 강수량 부족 우려, 그리고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비료 가격 상승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옥수수 가격 역시 마찬가지로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에탄올 수요 증가에 브라질의 계절적 공급 감소, 미국 일부 지역의 건조한 날씨 등의 영향으로 올랐다. 쌀 가격지수는 원유 가격 상승에 따른 생산·유통 비용 증가로 1.9% 상승했다.
유지류 가격지수는 팜유·대두유·해바라기유·유채유 가격이 모두 올라 전달보다 5.9%나 상승한 193.9를 기록했다.
팜유 가격은 바이오연료 수요 증가 전망에 따라 5개월 연속 상승했다. 해바라기유 가격도 흑해 지역 공급 차질 우려 등으로 올랐다.
육류 가격지수는 전달보다 1.2% 오른 129.4였다. 쇠고기 가격은 브라질의 도축 가능 물량 부족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고, 돼지고기 가격도 유럽연합(EU) 중심으로 계절적 수요 증가로 상승했다.
다만 유제품 가격지수는 119.6으로 전달보다 1.1% 내렸다. 버터와 치즈 가격은 EU와 오세아니아의 풍부한 우유 공급 증가 영향으로 하락했다.
설탕 가격 지수는 국제 공급량이 충분할 것이란 전망에 전달보다 4.7% 하락한 88.5를 기록했다. 중국·태국 등 주요 생산국의 생산 전망이 개선되고 브라질이 신규 수확을 시작한 가격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지난달 공동성명을 통해 “석유·가스·비료 가격의 급격한 상승과 물류 병목이 결합되면서 식량 가격 폭등과 식량 불안정을 초래하고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천연가스 공급 부족으로 비료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이에 수확을 포기하는 농민들이 속출하면서 동시에 경제상황이 어려운 국가를 중심으로 식량 공급이 끊기는 ‘대량 기아(飢餓)’나 ‘대량 아사(餓死)’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WFP는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최대 4500만명이 추가로 심각한 기아 상태에 직면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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