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건, 땅 곤, 한 일, 던질 척. ‘건곤’(乾坤)은 주역(周易)에 나오는 건괘(乾卦)와 곤괘(坤卦)를 이르는 것으로 하늘과 땅, 즉 천하를 뜻한다. ‘일척’(一擲)은 모든 것을 단 한 번에 내던지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하늘과 땅을 걸고 한 번에 승패를 낸다는 뜻이다. 목표를 이루려는 결연한 의지를 드러낼 때 주로 쓰인다. 당(唐)나라 문장가 한유(韓愈)의 시에서 유래했다.

배경은 진(秦)나라 멸망 이후 한(漢)나라 유방(劉邦)과 초(楚)나라 항우(項羽)가 천하를 놓고 다툰 ‘초한쟁패’다. 두 세력은 하남성(河南省) 홍구(鴻溝)를 경계로 일시적으로 천하를 양분하고 휴전에 들어갔다. 항우는 휴전을 이행했다. 포로로 잡고 있던 유방의 아버지와 아내를 돌려보낸 후 도읍인 팽성(彭城)으로 돌아갔다. 유방도 철군하려고 했다. 그때 책사 장량(張良)과 진평(陳平)이 강하게 만류했다. 그들은 “지금이야말로 항우를 제거할 마지막 기회”라며 유방을 설득했다. 유방은 결단을 내려 항우를 추격했다. 사면초가(四面楚歌) 상황 속에서 항우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유방은 최종 승리자가 됐다.

뒷날 한유가 홍구를 지나가다 이를 회상하여 ‘과홍구’(過鴻溝)라는 시를 지었다. 그 마지막 구절이 바로 ‘실로 한번 겨룸에 하늘과 땅을 걸었구나(眞成一擲賭乾坤)’이다. 여기서 ‘건곤일척’이라는 표현이 비롯됐다.

6·3 지방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여당은 기세를 몰아 압승을 노리고, 야당은 패배를 막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부산·경남·울산(PK) 지역은 최대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민주당은 이 지역에서 승리를 꿈꾸고 있고, 국민의힘은 핵심 기반을 지켜야 하는 절박한 상황에 놓였다. 바야흐로 명운을 건 건곤일척 싸움이 예고되고 있다. 건곤일척 승부의 끝에서 누가 활짝 웃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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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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