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시장의 침체가 길어지면서 경매로 나온 물건들도 줄줄이 유찰되고 있다.
7일 오전 서울 구로구 구로동 신도림 테크노마트. 휑한 실내 분위기 속에 오픈 시간에 맞춰 문을 여는 상인들과 방문객들이 마트 안에 있는 병원을 찾거나 카페로 들어가고 있었다.
평일 오전인 탓에 유동인구가 많진 않았지만 1층은 커피를 마시거나 미용 서비스를 받는 고객, 진열된 상품을 둘러보는 고객들이 꽤 있는 편이었다. 그러나 층을 올라갈수록 군데군데 불 꺼진 점포들이 늘었다. 10층은 입점준비중이라는 안내문이 붙은 빈 점포가 수두룩했다.
인근 P공인 관계자는 "상가 매물이 꽤 나와 있긴 하지만 문의하거나 관심을 보이는 사람이 거의 없다"며 "임대의 경우, 월세가 시세보다 크게 비싼 것도 아니지만, 장사를 하겠다는 사람들도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경·공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신도림 테크노마트의 10층의 건물 면적 66.2㎡(약 20평)짜리 경매 물건은 14회 유찰되면서 최저 매각가격이 감정가(4억9900만원)의 4% 수준인 2194만6000원까지 떨어졌다. 다음 매각기일은 오는 13일이다. 같은 건물 9층의 건물 면적 20.9㎡(약 6.3평)인 물건은 11차례 낙찰 끝에 12번째 입찰에서 감정가(2억1900만원)의 9.3% 수준인 2036만원에 겨우 새 주인을 찾았다.
다른 지역도 상황은 비슷하다. 고정 수요를 확보할 수 있어 한때 투자 인기를 끌었던 아파트 단지 상가도 줄줄이 유찰되고 있다. 강북구 수유동 삼호아파트(주상복합) 상가의 한 점포 물건은 11회 유찰되며 최저매각가격이 감정가(2억1520만원)의 9% 수준인 1848만6000원까지 내려왔다. 권리분석상 하자 또는 매각 후 인수사항도 특별히 없지만 선뜻 입찰에 나선 사람이 없었다.
전문가들은 인수 가격이 낮아도 임차인을 구하기 어려울 뿐더러 관리비같은 비용 지출 리스크 등이 발목을 잡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은현 법무법인 명도 경매연구소장은 "대부분의 상권 자체가 온라인으로 이동했기 때문에 수요자들로선 가격이 저렴하다 해도 경매 물건으로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판단이 섰을 것"이라며 "만약 낙찰 후 적정 시기 안에 임차인을 구하지 못하면 매수 비용에 관리비까지 지출하는 이중고에 시달릴 수 있단 점이 입찰을 꺼리는 요소가 된다"고 설명했다.
안다솜 기자 cott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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