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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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증권업계에 벤처·스타트업과 혁신산업에 대한 모험자본 공급 확대를 주문하며 ‘생산적 금융’ 역할 강화를 압박하고 나섰다. 최근 증권사들의 호실적이 유동성과 반도체 사이클 등 외부환경에 기대온 측면이 큰 만큼, 단순 브로커리지와 레버리지 영업을 넘어 혁신기업 투자와 회수시장 활성화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메시지다.

금융위원회는 7일 금융투자협회에서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금투업권 모험자본 역량강화 협의체’를 열고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와 중기특화 증권사, 정책금융기관 등과 모험자본 공급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권 부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증권업계의 기록적인 수익이 안목과 역량에 기반한 것인지, 유동성 등 외부환경에 따른 것인지 냉정하게 돌아봐야 할 시점”이라며 “위험 뒤에 숨은 성장잠재력을 발굴하고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증권업 본연의 기능”이라고 말했다.

특히 벤처생태계 병목으로 꼽히는 회수시장 문제 해결과 게임체인저 기술 투자 확대를 강조했다. 그는 “실리콘밸리 사례처럼 미래 산업 판도를 바꿀 수 있는 혁신기술과 산업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며 “회수시장 유동성 공급에도 증권업계가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

금융당국은 최근 급증한 레버리지 투자에 대해서도 경고 메시지를 냈다. 권 부위원장은 “시장 호황기마다 리스크 경고는 외면되고 과열 이후 부실 문제가 반복돼 왔다”며 “발행어음·종합투자계좌(IMA) 등 신규 기능 확대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밝혔다.

실제 이날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모험자본 공급 의무가 있는 7개 종투사의 올해 1분기 모험자본 공급액은 총 9조8753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 대비 25.7% 증가했다. 발행어음·IMA 조달액 대비 평균 공급 비율은 17.3%로 올해 규제비율(10%)을 웃돌았다.

투자 대상별로는 중견기업 투자 규모가 4조5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P-CBO(2조3000억원), 중소·벤처기업(2조1000억원), A등급 이하 채무증권(1조400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증권사별 우수 사례도 소개됐다. 한국투자증권은 인공지능(AI) 반도체 팹리스 스타트업 투자 펀드의 만기 도래에 맞춰 상환전환우선주(RCPS) 구주를 직접 인수하며 회수를 지원했고, 키움증권은 AI 희귀질환 진단기업의 초기 투자부터 상장, 후속 자금조달까지 성장 단계별 자금 공급에 참여했다. 하나증권은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와 협력해 지역 스타트업 투자 조합 출자에 나섰다.

금융위는 중소·벤처기업 자금조달 지원을 위한 ‘중기특화 증권사’ 제도도 손질한다. 지정 기간은 현행 2년에서 3년으로 늘리고, 지정 회사 수도 8개 안팎에서 10개 안팎으로 확대한다. 정책금융기관 출자 확대와 전용펀드 조성 등 인센티브도 강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금융감독원은 혁신기업과 증권사·벤처캐피탈(VC) 등을 연결하는 ‘모험자본 중개 플랫폼’을 오는 7월 출시 목표로 구축 중이라고 밝혔다. 기업 정보와 투자 수요를 집적해 검색·추천·매칭 기능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회수시장 활성화 방안도 추진된다. 금융투자업계는 기업공개(IPO) 중심으로 편중된 회수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약 1~2조원 규모의 세컨더리 투자 재원을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오는 6월까지 세부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한편 최근 증시 급등 과정에서 신용융자와 차액결제거래(CFD) 등 레버리지 투자 규모가 확대되자 증권사들은 자체 리스크 관리 강화에도 나섰다. 일부 증권사는 신용거래 한도를 축소하거나 신규 신용융자를 일시 중단했고, 과열 종목에 대한 증거금률 상향 조치도 시행 중이다.

김지영 기자(jy1008@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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