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착수·전관 구조 드러나
도성회, 회비 쌓아두고 휴게소 수익 배분
도공, 기준 바꿔 주유소 운영권 추가 부여
한국도로공사 퇴직자단체가 자회사를 앞세워 고속도로 휴게소 사업을 장기간 운영하며 수익을 회원들에게 나눠준 정황이 감사에서 드러났다. 국토교통부는 휴게소 운영 특혜와 탈세 의혹, 입찰정보 유출 정황 등을 확인하고 수사기관과 국세청에 각각 수사·세무조사를 의뢰하기로 했다. 피해는 고스란히 이용자들에게 돌아갔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고속도로 휴게소의 독과점 문제로 발생하는 서비스 품질 저하에 대한 국민적 불만 상황을 신속하게 개선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국토부 업무보고에서 "휴게소가 맛이 없는 데 왜 이리 비싸냐. 알고 보니 몇 단계 거치면서 중간중간 임대료, 수수료 떼먹는 게 절반이더라"라고 지적했다.
7일 국토부에 따르면 도공 퇴직자단체인 도성회는 1984년 설립 이후 40여년간 회원 친목 활동에만 치중하고, 정관상 공익 목적 사업은 사실상 수행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도성회는 도공 퇴직자들이 낸 가입비와 연회비, 평생회비를 사용하지 않고 예금으로 적립해 둔 것으로 조사됐다. 대신 자회사 H&DE를 설립해 고속도로 휴게시설 사업에 참여해 수익을 올렸다.
최근 10년간 받은 연평균 배당금은 8억8000만원 수준이다. 이 가운데 약 4억원은 생일축하금 등 명목으로 회원들에게 지급됐다. 비영리법인이 구성원에게 이익을 나눠줄 수 없다는 제도 취지에 어긋난다고 국토부는 판단했다.
도성회가 회원들에게 지급한 수익금을 과세 대상 소득으로 신고하지 않고, 비영리법인의 고유 목적사업에 사용한 것처럼 처리한 정황도 감사에서 확인됐다. 국토부는 이런 방식으로 매년 4억원가량의 과세 대상 소득이 빠졌으며, 비과세 혜택을 악용한 탈세가 이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도성회는 자회사 H&DE 대표이사 등 임원 4명을 모두 도성회 회원으로 채웠으며, 도성회 사무총장은 H&DE 비상임이사와 고문 등을 겸직하며 연 4000만원가량의 급여를 받았다.
또 국토부는 도성회가 단독 주주로서 H&DE 수익금을 사실상 '셀프 배당'하고, 휴게시설 운영 주요 의사결정에도 관여한 것으로 봤다. 도성회는 비영리법인 제도 취지와 달리 자회사를 이용해 휴게소 사업을 실질적으로 지배하며 영리사업 운영에 치중해 왔다.
도공은 지난해 창원방향 선산휴게소 등 노후 휴게시설 4곳을 대상으로 혼합민자 방식 시범사업을 추진했다. 민간 사업자가 공사비를 투자해 시설을 개선하는 대신 15년간 운영권을 주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도공은 같은 휴게시설 안에서 휴게소와 주유소 운영사가 다를 경우 운영권을 한 업체로 묶는 일원화 작업도 추진했다.
도공은 그동안 휴게시설 운영권 입찰에서 동일 기업집단 계열사를 하나로 간주해 계열사 중 1곳만 참여하도록 해왔다. 하지만 휴게소와 주유소 운영사 일원화 과정에서는 기준을 바꿔 동일 기업집단 계열사를 별도 기업으로 인정했고, 결과적으로 도성회 기업집단에 주유소 운영권을 수의계약 방식으로 추가 부여했다. 감사에서는 재정경제부 장관 승인 절차를 거치지 않은 정황도 파악됐다. 휴게소 운영권 입찰과 관련한 사업 타당성 검토 진행 상황과 입찰 일정·가격 정보 등이 도성회 측에 사전 유출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국토부는 도성회에 자회사를 통한 휴게시설 사업과 수익 분배를 중단하도록 정관 개정 등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탈세 의혹은 국세청에 세무조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도공에는 재경부 승인 등 절차를 거쳐 혼합민자 사업을 추진하도록 시정을 요구하고, 부실 관리 책임자 징계도 요청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기된 납품대금 미지급 등 휴게소 내 불공정행위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이번 감사의 후속으로 도공의 휴게소 운영사 관리실태에 대해서도 감사 중"이라고 밝혔다.
세종=강승구 기자 kang@dt.co.kr
실시간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3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