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체 등에 통보…홈페이지서도 공지

“중국 브랜드 빠른 성장에 경쟁력 약화”

일각선 미국 중심 사업재편 관측도

삼성전자가 중국 본토에서 생활가전과 TV 판매를 중단하기로 하면서, 현지 업계에서는 중국 기업들의 급성장과 치열해진 가격 경쟁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때 중국 TV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던 삼성전자가 사실상 가전사업 축소 수순에 들어갔다는 평가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중국 사업 구조 재편 방침을 확정하고 현지 유통업체와 협력사에 생활가전·TV 판매 중단 계획을 전달했다. 중국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TV·모니터·세탁기·청소기·냉장고 등 일부 가전제품 판매 종료 방침을 공지했다. 다만 스마트폰과 반도체, 의료기기 사업은 유지한다.

중국 현지에서는 이번 결정을 두고 글로벌 가전 시장 경쟁 심화와 삼성전자의 전략 수정이 동시에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 매체 홍성신문과 매일경제신문 등에 따르면 중국전자영상산업협회의 둥민 비서장은 삼성전자가 중국 시장에서 현지화 전략에 한계를 드러냈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 브랜드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삼성전자에 큰 충격을 줬다”며 “동일 제품군에서 브랜드 프리미엄 유지가 어려워졌다”고 평가했다.

또 “중국 소비자들의 외국 브랜드 선호도가 예전보다 크게 낮아졌다”며 “삼성전자가 액정 패널 사업에서도 이미 철수하면서 TV 사업 역시 중국 공급망 의존도가 커졌고 경쟁 우위가 약화됐다”고 설명했다.

현지 업계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품질 경쟁력이 높아진 가운데 가격 우위까지 확보하면서 삼성전자의 입지가 크게 좁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TCL·하이센스·샤오미 등 중국 업체들이 프리미엄 TV 시장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외국 브랜드들의 설 자리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전략 중심이 미국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는 1992년 중국 시장에 진출한 뒤 2005년 TV 시장 점유율 20%에 육박하며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존재감은 크게 약화됐다.

시장조사업체 아오웨이윈왕(AVC)에 따르면 올해 4월 5일 기준 삼성전자 TV의 중국 오프라인 판매액 점유율은 3.62%로 5위에 머물렀다. 냉장고와 세탁기 점유율도 각각 0.41%, 0.38% 수준에 그쳤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뤄투커지는 지난해 중국 TV 출하량 3289만여대 가운데 중국 브랜드 8곳의 점유율 합계가 94.1%에 달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삼성전자와 소니 등 주요 해외 브랜드 연간 출하량은 100만대를 밑돈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중국 내 인건비와 마케팅 비용 상승까지 겹치면서 사업 유지 부담이 커졌고, 삼성전자가 수익성 중심으로 사업 전략을 재편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중국 홈페이지의 가전사업 철수 안내문. 삼성전자 중국 홈페이지 캡처
삼성전자 중국 홈페이지의 가전사업 철수 안내문. 삼성전자 중국 홈페이지 캡처
이상현 기자(ishs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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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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