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값 급등 땐 생산·투자 동시 충격

EU·미국은 공급망·투자 지원 병행

산업연 "산업 구조 고려한 차별화 전략 필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지난달 20일 전남 여수시 여수엑스포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녹색대전환 국제주간 개회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기후부 제공]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지난달 20일 전남 여수시 여수엑스포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녹색대전환 국제주간 개회식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기후부 제공]

정부가 탄소중립과 녹색전환 정책이 속도를 내는 가운데 한국 산업이 에너지 안보 충격에 취약한 '삼중 노출 구조'에 놓여 있다는 국책연구기관 진단이 나왔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와 제조업 비중, 산업부문 에너지 소비가 모두 높은 탓에 에너지 가격 충격이 기업 수익성과 전환 투자까지 동시에 흔드는 구조적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 제조업 및 산업 에너지소비 비중 [산업연 제공]
에너지 수입 의존도, 제조업 및 산업 에너지소비 비중 [산업연 제공]

산업연구원이 7일 발표한 '에너지 안보 시대, '삼중 노출 구조' 한국 산업의녹색전환 리스크 대응'에 따르면 한국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와 국내총생산(GDP) 대비 제조업 비중, 산업부문 에너지 소비가 모두 높은 '삼중 노출 구조'에 놓여 있다. 외부 충격이 생산비와 기업 수익성에 즉각 타격을 주는 취약 구조다.

산업연은 에너지 가격 변동이 단순한 비용 상승을 넘어 산업 경쟁력 약화와 전환 투자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특히 에너지 가격 급등과 변동성 확대가 에너지 다소비 산업의 생산비 부담을 키우고, 녹색전환 과정에 있는 기업들의 구조적 취약성을 더 키울 수 있다고 봤다.

실제로 2022년 유가와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변동성이 확대됐던 시기 국내 철강·석유화학 기업의 영업이익률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원 산업연 연구위원은 "녹색전환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나, 현재의 산업구조에서는 에너지 안보 충격이 전환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가격 충격에 따른 기업 수익성 하락 [산업연 제공]
에너지 가격 충격에 따른 기업 수익성 하락 [산업연 제공]

산업연은 에너지 가격 충격이 산업 경쟁력 전반을 흔드는 구조적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고 짚었다. 영업이익 감소가 신규 설비 투자와 저탄소 기술 전환에 필요한 자금 조달 여력을 떨어뜨리고, 장기적으로 녹색전환 투자 자체를 제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정부는 녹색대전환(K-GX)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정부는 화석연료 중심 산업 구조를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한 K-GX 추진전략을 내달 중 발표할 예정이다.

주요국들은 에너지 안보 위기에 맞춰 녹색전환 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

유럽연합(EU)은 수요 관리와 에너지 믹스 조정으로 에너지 충격 흡수에 나섰고, 미국은 세제 인센티브를 앞세워 민간 투자와 산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했다. 주요국 사례를 비춰볼 때 에너지 안보와 산업 경쟁력을 함께 확보하는 유연한 정책 대응이 녹색전환의 핵심 조건임을 보여준다.

산업연은 녹색전환이 에너지 안보 강화와 산업 경쟁력 유지를 위해 불가피한 과제라고 평가했다. 다만 에너지 수입 의존도와 제조업 비중이 높은 한국 산업 구조를 고려한 차별화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환 과정에서 커질 수 있는 에너지 가격 변동성과 산업계 부담을 줄이기 위해 단기 비용 안정화와 투자 여력 확보를 함께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장기적으로는 산업구조 고도화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위원은 "전환의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외부 충격에도 흔들리지 않는 리스크 대응형 전환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세종=강승구 기자 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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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승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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