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종합 검토 바탕으로 한반도 평화 공존 일관되게 추진”

北 새 헌법서 ‘통일’ 지우고 ‘남쪽 대한민국’ 접경 명시

김정은 ‘핵 사용 권한’ 최초 명문화…유사시 위임 근거도 마련

김정은, 청년동맹 제11차대회 참가자들과 기념촬영 [조선중앙TV 화면.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김정은, 청년동맹 제11차대회 참가자들과 기념촬영 [조선중앙TV 화면.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No Redistribution]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적대적 두 국가’ 노선에 따라 영토 조항을 신설하고, 통일 관련 조항을 삭제한 개헌에 대해 청와대가 종합적인 검토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7일 오전 “북한 헌법 개정 동향과 관련된 사항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나갈 것”이라며 “정부는 종합적 검토를 토대로 한반도 평화 공존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북한의 헌법적 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도 흔들림 없이 기존 평화 원칙을 견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전날 통일부 기자단 대상 전문가 간담회에서 공개된 북한 새 헌법 전문 및 전문가 분석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3월 최고인민회의 제15기 제1차 회의에서 대대적인 개헌을 단행했다.

이날 간담회 발제를 맡은 이정철 서울대 교수는 “개정된 헌법은 북한이 정상 국가화 이미지를 갖기 위해 전체적인 헌법을 디자인했다는 인상을 준다”고 분석했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신설된 영토 조항이다. 새 헌법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영역은 북쪽으로 중화인민공화국과 러시아 연방, 남쪽으로 대한민국과 접하고 있는 영토와 그에 기초하여 설정된 영해와 영공을 포함한다”고 명시했다. 나아가 “영역에 대한 그 어떤 침해도 절대로 허용하지 않는다”며 주권 불가침성을 강조했다. 반면 기존 헌법(2023년9월 개정)에 있던 ‘조국통일’, ‘북반부’, ‘민족대단결’ 등 동족 관계 및 통일 개념을 상징하는 문구는 전면 삭제됐다.

이 교수는 북한이 남쪽 해상 경계선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헌법 내에 ‘전시 평정’이나 ‘제1적대국 교양’ 같은 대남 적대 문구를 뺀 점에 주목했다. 그는 “분쟁 요인을 만들고 싶지 않은 의사로 보이며, 남북 평화 공존으로 가는 하나의 인프라가 마련될 수 있겠다는 희망적 판단도 해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번 개헌을 통해 김 위원장의 권한이 대폭 강화된 점도 주요 특징이다. 국가기관 배열 순서에서 사상 처음으로 국무위원장을 최고인민회의보다 앞서 배치했고, 대외적 국가 대표 권한을 국무위원장에게 유일하게 부여했다. 특히 국무위원장의 ‘핵 사용 권한’을 최초로 헌법에 명기했다. 이 교수는 “핵무력 지휘권을 국무위원장이 독점한다고 명시하면서도 지휘 기구에 권한을 위임할 수 있다는 내용이 추가됐다”며 “해외 방문 등 부재 상황에 대비해 권한 위임을 위한 법적 근거를 만든 것”이라고 해석했다.

북한 내부의 경제·사회적 현실을 반영한 조치들도 눈길을 끈다. ‘세금 없는 나라’, ‘무상 치료’ 등 기존 사회주의 체제 선전용 표현이 대거 삭제됐고, ‘사회주의 자립적 민주 경제 노선’이라는 표현에서도 ‘사회주의’를 빼고 수정했다. 탈북민들의 증언대로 사실상 세금이 징수되고 시장 원리가 수용된 현실을 반영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아울러 헌법 서문에서 ‘김일성·김정일 헌법’이라는 수식어도 사라지며 북한 체제의 일반적 정상 국가화 시도가 엿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윤정 기자(kking15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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