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96% 가톨릭 신자인 레바논 데벨에서 또 논란
이스라엘군이 점령 중인 레바논의 가톨릭 집단 거주지에서 이스라엘 군인이 성모상을 모욕하는 사진이 공개돼 논란이 일고 있다. 이 마을은 최근 이스라엘 군인들이 예수상을 훼손하고 공동 시설물을 파괴해 물의를 빚었던 곳이다.
6일(현지시간) CNN 방송 등에 따르면, 최근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이스라엘 군복을 입은 한 남성이 성모 마리아상을 오른팔로 껴안고 왼손에 든 담배를 성모상의 입에 가져다 대는 사진이 유포됐다. 마치 성모 마리아가 담배를 피우고 있는 것 같은 모습을 연출하려는 모습이다.
CNN은 이 사진의 촬영 위치를 검증해본 결과 데벨의 한 건물임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CNN은 사진의 정확한 촬영 날짜나 이 사진을 처음 게시한 계정을 확인하지는 못했으나, 이 사진의 배경에 찍힌 건물에 세워진 탱크들과 군용 차량들이 지난달 24일자 위성사진에는 나오지만 이달 3일자 위성사진에는 나오지 않는다고 전했다.
2014년 인구조사에 따르면 데벨 마을 주민 2697명 중 가톨릭 신자(95.9%)를 포함한 그리스도교인 비중은 99.6%였다. 그중 92.4%는 초대 교회 때부터 레바논에서 이어져 온 마론파 가톨릭 신자다.
이 마을에서는 최근 이스라엘 군인들이 십자가 위 예수상을 망치로 훼손하거나 태양광 패널 등 공공 시설물을 파괴하는 영상이 잇따라 공개되며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이스라엘방위군(IDF)은 이날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을 매우 엄중하게 보고 있으며 조사를 진행 중”이라며 “결과에 따라 해당 군인에 대한 지휘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IDF는 모든 종교의 성지와 상징물을 존중하며 예배의 자유를 보장한다”고 덧붙였다.
데벨 마을에서는 지난달 19일 한 군인이 십자가에 달린 예수 그리스도상을 망치로 훼손하는 모습을 다른 군인 1명이 촬영한 뒤 이를 소셜 미디어에 올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다른 동료 병사 6명은 훼손 행위와 촬영 모습을 지켜봤으나 이를 제지하거나 상부에 보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으로 논란이 일자 이스라엘군은 훼손자와 촬영자 등 2명을 전투 보직 해임과 30일간 군 교도소 구금형에 처했다.
며칠 후에는 이스라엘 병사들이 데벨 외곽에서 태양광 패널과 차량을 훼손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소셜 미디어에 돌아 이스라엘군이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런 사건들이 알려진 후 IDF 총참모장인 에얄 자미르 중장은 구체적 사건에 대해 언급은 하지 않고 “비윤리적 사건들”에 대해 주의를 주면서 “가치와 기준이 훼손되는 것은 작전상 위협만큼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광태 기자(ktkim@dt.co.kr)실시간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1
- 슬퍼요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