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모비스·위아 멕시코 투자 확대
USMCA 불확실성은 부담
현대자동차그룹이 미국의 통상 정책 불확실성 속에서도 멕시코 투자를 확대하며 미주 시장 공략이라는 뚝심을 지켰다. 기아 공장을 중심으로 부품·동력계·물류 계열사까지 집결시키며 생산부터 수출까지 이어지는 ‘통합 공급망’을 구축하는 모습이다.
6일 외신 등에 따르면 기아는 멕시코에 6억달러(약 8700억원)를 투입해 전기차 생산을 위한 신규 생산라인과 친환경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멕시코 현지에 생산거점이 있는 현대모비스와 현대위아 등이 자율주행·차량용 반도체, 하이브리드 엔진 생산을 위해 투자하는 것을 합하면 총 투자 규모는 7억달러가량이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에 현대글로비스는 지난해 말 멕시코 라사로 카르데나스 항구에 차량 유통 센터를 개소하며 물류 역량 강화에 나섰다. 완성차 생산부터 부품 공급, 수출까지 연결되는 공급망 체계를 한층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서는 단순한 생산기지 확대가 아닌 장기적인 북미 시장 전략을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미국에서는 전기차 생산 확대를 통해 정책 변화에 대응하고, 멕시코에서는 하이브리드차와 부품, 물류 기능을 강화하는 ‘투트랙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멕시코 생산 차량은 미국·멕시코·캐나다 간 자유무역협정인 USMCA 기준을 충족할 경우 미국 시장에서 무관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경쟁력으로 꼽힌다.
특히 이번 투자는 북미 자동차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미국의 전기차 세액 공제 정책 변화와 통상 정책 변수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북미 전략을 재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혼다는 최근 캐나다 온타리오주에서 추진하던 전기차 및 배터리 공장 건설 계획을 무기한 보류했다. 미국의 전기차 세액 공제 중단 가능성과 무역 협상 불확실성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혼다는 전기차 중심 전략에서도 속도를 조절하며 하이브리드차를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반면 현대차그룹은 미주 전역에서 공급망 강화를 위한 투자를 이어가며 정면 돌파에 나서는 모습이다. 미국 내 생산을 늘리면서도 동시에 멕시코 거점도 유지·확대하며 북미 시장에서의 생산 효율성과 시장 대응력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멕시코는 이미 공급망과 인력, 물류 인프라가 집적된 지역인 만큼 역할 축소보다 중남이 수출 확대를 위한 기지로 활용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트럼프 1기 때 이미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를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으로 개편하면서 북미 무역 질서를 손봤지만, 이후에도 멕시코·캐나다를 겨냥한 관세 압박이 이어지면서 불확실성이 더 커진 상황”이라며 “장기적으로는 ‘미국 판매 차량은 미국 생산’ 구조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멕시코는 남미 시장으로의 확장 거점으로 활용할 여지가 있다”며 “북미뿐 아니라 중남미 수출 다변화를 염두에 둔 전략적 재배치가 병행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주희 기자(ju2@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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