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가 생성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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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수주전이 이자 싸움에서 공사기간 단축 경쟁으로 번졌다.

서울 압구정·반포 등 강남권 재건축 수주전에서 건설업계의 공사기간 단축 경쟁이 과열되고 있다. 과거 서울 재건축은 '최고 35층' 규제로 거의 공사기간의 차이가 크게 나지 않았지만, 최근 70층대 초고층 재건축이 등장하면서 건설사별 공사기간 차이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무리한 공기 단축을 앞세워 수주전이 혼탁해질 수도 있는 만큼, 서울시가 적정 공사기간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과 DL이앤씨는 압구정5구역 재건축 조합에 각각 60개월 후반대와 57개월 수준의 공사기간을 제시했다.

같은 사업지인데도 공사기간 차이가 1년 가까이 나는 셈이다. 공사기간은 짧을수록 조합원에 유리해진다. 공사기간이 줄면 조합원 이주비 등의 이자가 줄어 사업비 부담이 낮아지게 된다.

다만 업계에선 압구정 재건축 특성을 고려할 때 DL이앤씨가 제시한 공사기간이 다소 비현실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압구정 재건축은 국내에서 처음 시도되는 초고층 재건축이라 아직 유사한 준공 사례가 없고, 공사 난도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압구정 재건축은 하이엔드 설계와 고급 마감재 적용 비중이 높아 일반 아파트보다 층별 시공 기간이 기존 시공에 비해 더 소요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어느 정도의 예비 공사기간을 둘 것인지에 따라 회사별 공사 계획이 달라질 순 있다"면서도 "다만 같은 사업지에서 공사기간 차이가 1년 가까이 벌어진다면 현실성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같은 시기 시공사 모집을 진행 중인 신반포19·25차 재건축에서도 건설사별 공사 기간이 다르게 제시됐다. 삼성물산은 이 아파트 공사기간으로 56개월, 포스코이앤씨는 이보다 7개월 짧은 49개월을 제안했다.

업계에선 포스코이앤씨가 제안한 공사 기간 역시 다소 공격적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인근 49층 재건축인 신반포2차와 비교하면 짧은 수준이어서다. 신반포2차는 지난해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할 당시 공사기간을 57개월로 잡았다.

업계에선 서울시가 공공 차원에서 적정 공사기간 기준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임 시장 시절 서울시는 도시경관 관리를 이유로 서울 재건축 최고 층수를 35층으로 제한해 왔는데, 오세훈 서울시장 2기가 시작된 이후부터는 최고 층수가 49층을 넘어가는 재건축이 빠르게 늘고 있다.

그간 35층 재건축 규제에서는 업계 평균 36개월이라는 표준 공사기간이 있었지만, 49층 이상 초고층 재건축은 아직 준공 실적이 없어 업계 표준이 없는 상태다.

부동산 시행업계 한 관계자는 "공공이 적정 기준을 제시하지 않으면 민간 건설사는 무리한 경쟁을 내걸게 될 수 있다"며 "정확한 사업비 산정과 안전한 공사 관리를 지원하는 차원에서 서울시 등이 일정 기준을 정립해줄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박순원 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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