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채 금리 4%대 진입…카드사, 조달 환경 악화
카드사 이자비용 증가세…자금 조달 다각화
단기물 발행 늘어…김치본드·해외ABS 발행
여신전문금융채권(여전채) 금리가 중동 전쟁 등의 영향으로 4%대를 웃돌고 있다. 이에 올해 17조원 규모의 여전채 만기 도래를 앞둔 카드사들의 조달 부담이 커졌다. 카드사들은 단기물 발행을 늘리고, 발행 방식을 다각화하는 등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6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8개 카드사의 올해 만기 도래 여전채는 17조7000억원으로, 평균 금리는 3.587%로 집계됐다. 롯데카드가 3조5200억원으로 만기 도래 여전채 규모가 가장 컸고, KB국민카드가 2조650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우리카드 2조5800억원, 현대카드 2조5700억원 등을 기록했다.
카드사는 은행과 달리 수신 기능이 없어 여전채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한다. 전체 조달의 60~70%를 여전채에 의존하는 구조다. 여전채 금리가 올라가면 조달 비용도 늘어난다.
올해 들어 카드사들의 조달 부담은 커지는 모양새다.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이날까지 신규 발행된 올해 여전채 금리 평균은 연 3.603%로 집계돼 만기 도래 금리를 웃돌고 있다. 카드업계에서는 과거 4~5% 수준의 고금리로 발행한 여전채를 저금리로 차환해 이자 부담을 낮출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최근 시장금리가 상승하며 이 같은 기대가 어려워진 분위기다.
조달 금리를 둘러싼 환경도 녹록지 않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여전채 3년물(AA+·무보증·평가사 5사 평균) 금리는 4.158%로 집계됐다. 2월 말 미국과 이란의 전쟁 이후 치솟은 여전채 금리는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4%에 재진입한 이후 상승 흐름이 계속된다.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에 부담은 커지는 모양새다. 한국은행은 7회 연속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여기에 최근 유상대 한은 부총재가 공개 발언에서 금리 인상을 언급하며 인상 압력이 높아졌다. 실제로 유 부총재의 발언 이후 국고채 금리가 일제히 올라갔다. 시장 금리가 오르면 여전채 금리도 함께 상승해 카드사들의 조달 부담은 커지게 된다.
실제로 카드사들의 이자비용은 증가세를 보였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8개 전업카드사(삼성·신한·KB국민·현대·롯데·하나·우리·BC)의 이자비용은 4조5872억원으로 전년 말(4조4804억원) 대비 2.4% 증가했다.
수익성이 악화한 카드사는 이자 비용을 줄이기 위해 조달 방식에 변화를 주고 있다. 기존에는 3~4년 만기 중심으로 여전채를 발행했지만 최근 3년 이하 단기물 비중을 확대하는 등 조달 금리 부담을 낮추는 전략을 가져간다. 만기 1년 3개월 안팎의 여전채를 발행하는 곳도 나타났다.
해외로 눈을 돌리기도 한다. 현대카드는 올해 1월 2000만달러(약 294억원) 규모의 김치본드(국내 발행 외화 표시 채권)를 발행했다. 신한카드는 같은 해 2월 2억5000만달러(약 3652억원) 규모의 해외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해 자금 조달 다각화에 나섰다. 우리카드 역시 2억달러(약 3000억원)에 이르는 해외 ABS를 발행했다. 김치본드, 해외 ABS를 통해 조달 비용을 줄이는 데 주력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은 자금 조달에 민감하므로 다양한 전략을 짜고 있다. 저금리 상황에서는 장기채 발행을 늘리고, 금리가 올랐을 땐 단기채를 확대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라면서 “현재 금리가 높게 형성돼 있기 때문에 조달 부담이 늘어난 상황이다.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카드사의 장·단기 전략이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최정서 기자(emotion@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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