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적 금융 강조. 김용범 정책실장 페이스북 시리즈 글에 이어 공공성 강조

기본대출 1000만원 도입 검토…경기지사 시절 ‘경기 극저신용대출’ 시행 오마주

이재명(얼굴) 대통령이 금융기관의 공공성을 역설하며 고강도 개혁을 주문했다. 이에 맞춰 금융당국은 저신용자를 위한 '1000만원 기본대출' 도입 검토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6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금융기관은 국가 발권력을 이용해 한국은행 자금 지원을 받아 독점 영업을 하는 국가 질서의 일부"라며 "반 이상은 공적 역할을 하는 준공공기관인 만큼 돈 버는 것만이 존립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특히 고신용자 위주의 영업 방식을 지적하며 저신용자가 금융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포용금융의 제도적 강제 방안을 마련하라고 관계 부처에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또 최근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소셜미디어에 은행을 '준공공기관'으로 지칭한 것을 언급하며 "제가 늘 하던 말을 간단히 줄여주셨다. 아주 잘 지적하셨다"고 칭찬했다. 김 실장이 "욕을 많이 먹고 있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욕먹을 일이 아니다. 실장님은 권한을 가지고 있으니 뜻대로 하라"며 힘을 실었다.

이 대통령은 또 이억원 금융위원장에게는 "금융위나 공정위 등 큰 힘을 갖고 돈을 만지는 조직은 자기도 모르게 경도될 가능성이 많다"며 "직원들 얘기에 넘어가면 안 된다. 잘 견디셔야 한다"고 개혁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이 같은 기조에 따라 당국은 전 국민 금융기본권 보장을 위한 '기본대출' 도입 논의에 착수했다. 서민금융진흥원과 신용회복위원회는 다음 달 연구단을 출범해 신용등급 하위 30%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최대 1000만원까지 저리로 빌려주는 모델을 살펴본다.

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 시절 시행한 '경기 극저신용대출'과 맞닿아 있다. 당시 경기도는 신용점수 하위 10~20% 도민에게 연 1% 금리로 대출을 지원했다. 50만원까지는 별도 심사 없이 즉시 지원했으며, 생활비나 불법 사금융 피해 지원 목적으로 최대 200만~300만원까지 지급했다. 상환 기간은 최대 10년까지 거치 및 분할 상환이 가능하도록 운영됐다.

금융당국은 방글라데시 그라민은행의 '연대책임 소액대출' 모델과 공공형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방안도 논의한다. 현재 상위 50% 고신용자 대출 금리가 연 4.9~5%인 반면 하위 20% 미만은 연 13~20%에 달하는 금리 단층을 해소하기 위해 1금융권과 2금융권의 경계를 허무는 구조적 개편을 시도한다.

이와 관련 권의종 금융시장연구원 원장은 "금융의 공공성을 높여 서민의 금융 접근성을 보장하려는 취지는 바람직하다. 다만 금융기관의 건전성 저하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하기 위한 정교한 리스크 관리 대책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며 "결국 민생 지원이라는 명분과 금융 시스템의 안정성 사이에서 실질적인 균형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번 정책은 취지 자체는 타당하지만 시장 기능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설계돼야 한다. 핵심은 단순한 대출 확대가 아니라 신용평가 체계 고도화와 리스크 관리 체계 유지다. 이를 병행하지 않으면 단기적 지원이 장기적 금융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윤정·주형연 기자 kking152@dt.co.kr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6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 겸 비상경제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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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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