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회비 묶고 환불 깎고 책임 피하고…공연 멤버십 약관 전면 점검
19개 사업자 시정안 제출…약관 개정 절차 착수
일정 기간 경과나 일부 이용을 이유로 연회비를 돌려주지 않던 공연 멤버십 약관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제동을 걸었다. 공연 멤버십 시장이 빠르게 커지는 가운데 환불 제한과 과도한 공제 관행이 이어지자 공정위가 칼을 빼 들었다.
공정위는 19개 공연장과 예매 플랫폼을 점검해 환불 제한 등 9개 불공정 조항을 손질했다고 6일 밝혔다.
문화예술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공연 소비는 멤버십 중심으로 이동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19개 공연장과 예매 플랫폼의 유료 멤버십 가입자는 지난해 8만7000명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63.6%는 가입비가 5만원 이상으로 비교적 높은 수준이다.
공정위는 이용자가 많은 공연장과 예매 플랫폼의 환불 규정과 사업자 면책 조항을 중심으로 불공정 여부를 들여다봤다.
롯데콘서트홀과 부산문화회관, 강릉아트센터, 클럽발코니 등은 환불 문턱을 높였다. 가입 후 5~15일이 지나면 환불이 불가능하고, 기간 이내라도 예매나 혜택 이용 이력이 있으면 연회비를 돌려주지 않는 구조다.
공정위는 일정 기간 경과나 일부 이용을 이유로 환불을 막는 약관이 연회비 전액을 위약금처럼 부과하는 방식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14~30일 안에는 전액 환불을 허용하고, 이용한 혜택에 해당하는 금액만 공제한 뒤 환불하도록 약관을 바꾸기로 했다.
환불금 공제 방식도 문제로 지적됐다. 예술의전당과 국립국악원 등은 서비스 가치와 이용 기간을 동시에 차감하는 이중 공제 구조를 적용했다. 환불액이 과도하게 줄고 계약 해지도 어려워지는 구조다. 당국은 이용 기간과 혜택 가운데 더 큰 금액만 공제하는 방식으로 약관을 고치도록 했다.
포인트 공제 방식도 손질 대상에 포함됐다. 인터파크는 위약금과 이용 금액에 더해 포인트까지 환불금에서 차감했다. 환불 비용을 줄여 사업자 부담을 덜어주는 구조라는 지적이다. 공정위는 포인트는 먼저 회수하고, 부족한 경우에만 환불금에서 공제하도록 개선하도록 했다.사업자 책임을 넓게 면제하는 조항도 도마 위에 올랐다. 포항문화예술회관과 국립국악원, 대전예술의전당, 클럽발코니 등은 이용자 과실이 일부 있다는 이유만으로 책임을 면제했다. 귀책 정도와 범위를 따지지 않고 손해를 이용자에게 넘겼다. 공정위는 사업자의 고의나 과실이 있는 경우 책임을 지도록 약관을 시정하도록 했다.
이 밖에도 약관 개정 시 묵시적 동의로 간주하는 조항도 손질 대상에 포함됐다. 일정 기간 안에 의사표시가 없으면 동의한 것으로 본다는 점을 명확히 고지하고, 중요한 변경 사항은 개별 안내하도록 했다.
분쟁 시 재판 관할을 사업자에 유리하게 정한 조항도 바로잡았다. 민사소송법에 따라 관할 법원을 정하도록 시정했다.
19개 공연장과 티켓 예매 플랫폼은 시정안을 제출하고 약관 개정을 진행하기로 했다. 개정 이후에는 관련 증빙을 제출할 예정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국민의 실생활과 밀접한 분야를 중심으로 불공정 약관과 거래 관행을 지속적으로 점검·시정해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성과를 도출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세종=강승구 기자 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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