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부 ‘노동시간 제도개선’ 보고서 분석
주 5일·일 8시간 고착화…‘눈치’ 휴가도
"생산성 향상 동반 노동시간 단축 필요"
정부가 주 4.5일제 도입을 추진하는 가운데 현 감축 추세로는 실노동시간이 2030년 1739시간까지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정부가 제시한 목표에는 거의 근접하지만, 주 4.5일제 같은 제도적 개선 없이는 근로시간 추가 단축이 어렵다는 분석이다.
5일 고용노동부 발주로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가 수행한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마련을 위한 노동시간 제도개선 포럼'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2030년 연간 노동시간은 1739시간으로 예측됐다. 이는 정부가 제시한 '2030년 1700시간대 진입' 목표에 부합하는 수준이다.
정부는 2024년 기준 1859시간인 실노동시간을 2030년까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1700시간대로 낮추겠다는 계획을 내놓은 바 있다.
실제로 국내 노동시간은 꾸준히 감소해왔다. 보고서는 2017년 1996시간에서 2024년 1859시간으로 7년간 137시간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감소는 주 5일제와 주 52시간 상한제 도입 등으로 '주 40시간 초과 장시간 근로'가 줄어든 데 따른 효과가 컸다.
그러나 보고서는 "우리나라의 노동시간은 빠르게 축소되고 있으나 여전히 OECD 국가 중 긴 상태"라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노동시간은 OECD 37개 회원국 가운데 6번째로 길다. 독일(1294시간), 네덜란드(1367시간), 프랑스(1390시간) 등 주요 유럽국과는 큰 격차가 있으며 일본(1636시간), 미국(1810시간)과 비교해도 중간 이상 수준이다.
보고서는 그 배경으로 "노동시간이 다양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우리나라는 주 40시간 근로자가 53.1%로 절반을 넘는 반면 독일(30.9%), 프랑스(12.5%), 영국(15.9%) 등은 비중이 낮다. 유럽연합(EU) 중 주 40시간에 절반 이상 몰리는 나라는 룩셈부르크(55.4%)와 포르투갈(57.3%)밖에 없다.
사실상 주 5일·하루 8시간의 전일제가 표준으로 고착돼 있어 유연한 단축이 어렵다는 의미다.
휴가 사용 문화도 차이를 보였다. 여름철 일시 휴직 비중이 한국은 3%에 그쳤지만 유럽 주요국은 50%에 달했다.
보고서는 장기 휴가 사용이 일반화된 유럽과 달리 한국은 연차를 연속적으로 쓰기 어려운 관행이 노동시간 단축을 막는 요인이라고 꼽았다.
보고서는 "그간 우리나라 연간 노동시간 감소는 대부분이 주 40시간 초과 장시간 근로 비중 감소에서 비롯됐다"면서 "과거에 비해 장시간 노동 비중이 대폭 감소한 현재 추가적인 단축 노력 없이는 감소세가 지속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근로시간 형태에 대한 선택 범위를 넓히고, 근로시간과 근로단위를 확대하는 방향도 검토해야 한다"며 "연차 휴가 소진을 높이고 가족 등 이유로 잠시 일터에서 벗어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제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생산성 문제도 과제로 지목됐다. 보고서는 "일률적인 노동시간 상한 규제는 기업의 생산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며 "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동반한 노동시간 단축 방향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지난해 9월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추진단'을 출범시키고 같은 해 12월 노사정 공동선언을 통해 관련 과제를 제시한 바 있다. 최근에는 포괄임금 오남용을 막기 위한 지침도 내놓으며 '공짜노동' 해소에도 나섰다.
노동부는 국회에 계류 중인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관련 근로기준법 개정안도 조속히 처리시킨다는 계획이다.
임주희 기자 ju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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