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부터 제작까지 ‘K-기술’로… 위성 플랫폼 국산화 완성
‘뉴 스페이스’ 시대 개막… 공공 기술의 성공적인 민간 이양
한반도 정밀 감시의 눈… 재난 대응 및 국토 관리 역량 강화
글로벌 시장 정조준… 항공기 이어 ‘K-위성’ 수출 시대 연다
대한민국 우주 영토가 다시 한번 넓어졌다. 차세대 중형위성(이하 차중) 2호가 지난 3일 발사에 성공하며, 우주 기술 자립화와 공공 기술의 민간 이전을 향한 국가적 프로젝트가 값진 결실을 맺었다. 이번 성공은 단순한 위성 발사를 넘어 국내 우주 산업이 정부 주도에서 민간 중심의 양산 체제로 전환되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차중 2호는 국내 독자 기술로 개발된 500kg급 중형위성 표준형 플랫폼을 적용한 두 번째 결실이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표준형 플랫폼 확보를 통한 양산형 위성 개발 및 민간 기술 이양”에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공동으로 플랫폼 기술 개발을 주도하며 기술 자립성을 끌어올렸다.
이 플랫폼의 도입으로 위성 개발 기간 단축과 비용 절감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특히 0.5m급 전자광학탑재체의 경우, 광검출기를 제외한 대부분의 구성품과 기술을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 한화시스템, 루미르, 제노코 등 국내 강소기업들이 대거 참여해 ‘K-위성’의 생태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다. 표준 플랫폼 덕분에 향후에는 탑재체만 교체하면 다양한 임무 수행이 가능해져 제작 효율성이 비약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발사에 성공한 차중 2호는 2021년 쏘아 올린 1호와 나란히 궤도를 돌며 국토 관리와 재해 대응 임무를 수행한다. 구체적으로는 “지상 관측 및 변화 탐지, 지도 제작”을 비롯해 태풍, 산불, 홍수 등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정밀한 영상 자료를 제공하게 된다.
이미 기술적 검증은 본궤도에 올랐다. 지난해 11월 누리호에 실려 발사된 차중 3호가 성공적으로 운영 중이다. 이를 바탕으로 농림 위성인 4호와 수자원 위성인 5호 개발도 순항하고 있다. 우주항공청은 이러한 표준 플랫폼의 신뢰성을 무기로 글로벌 위성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사우디아라비아, 페루, 인도네시아 등 기존 항공기 수출국을 중심으로 위성 수출 사업화를 병행 추진할 계획이다.
이번 발사 성공은 숱한 역경을 딛고 얻어낸 성과라 더욱 값지다. 차중 2호는 원래 2022년 러시아 발사체를 이용할 예정이었으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발사가 무기한 연기되는 시련을 겪었다. 4년 넘는 대기 끝에 스페이스X와 손을 잡았지만, 이 과정에서도 동반 발사 위성의 문제로 일정이 조정되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
KAI는 지난 2015년부터 항우연으로부터 기술을 전수받아 이번 2호 개발을 총괄 주관하며 민간 우주 시대의 선봉에 섰다. 차중 2호의 성공적인 안착에 이어, 오는 7월에는 농작물 작황과 산림 관측을 담당할 차중 4호가 발사를 기다리고 있어 ‘K-위성’의 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준기 기자(bongchu@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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