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철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홍성철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홍성철 경기대 미디어영상학과 교수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선거에는 9명의 현역 국회의원이 중도 사퇴, 광역시도자치단체장에 도전하고 있다. 그로 인해 모두 14곳에서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실시되면서 ‘풀뿌리 민주주의’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기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더구나 일부 출마자는 지역 발전을 도모한다면서도 연고 없는 지역에 출마, ‘공직 쇼핑’이라는 비판도 커지고 있다.

이번 6·3 지방선거에서는 전국 14곳에서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가 함께 진행된다. 광역자치단체장 출마를 이유로 사퇴한 의원은 모두 9명이다. 추미애 의원(경기 하남갑)을 비롯, 박찬대(인천 연수갑), 전재수(부산 북갑), 추경호(대구 달성), 김상욱(울산 남구갑), 민형배(광주 광산을), 박수현(충남 공주·부여·청양), 이원택(전북 군산·김제·부안을), 위성곤(제주 서귀포) 의원이다. 이들은 지역발전을 약속하며 국회의원에 당선된 지 불과 2년 만에 사퇴했다.

여기에 이재명 대통령과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의 지역구, 선거법 위반 등으로 당선 무효형을 받은 국회의원 지역구 3곳에서도 재·보궐 선거가 치러지게 된다. 15명의 국회의원을 뽑았던 2014년 이후 최대의 ‘미니 총선’이다. 이들 의원의 사퇴는 의원직을 광역단체장으로 가는 징검다리로 여긴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기에 충분하다. 그렇기에 선출직 임기 도중 또 다른 공직 출마를 이유로 중도 사퇴하는 것을 금지할 필요가 있다.

이들의 자리는 ‘메뚜기’와 ‘뜨내기’로 채워질 전망이다. 전재수 부산시장 후보의 지역구였던 부산 ‘북구 갑’은 ‘메뚜기의 격전지’가 됐다. 박민식 전 국가보훈부 장관은 지난달 경쟁자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하정우 청와대 전 AI 미래기획수석을 향해 “2년 뒤 훌쩍 떠나버릴 메뚜기 정치”라고 비판했다. 서울 출신인 한 전 대표는 선거 50일 전 부산에 전셋집을 구해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하 수석은 북구 토박이지만 대학 입학 후 서울과 분당에 거주해오다 지난 1일 북구 만덕동 전셋집에 전입 신고했다. 박 전 장관 역시 경기 분당을, 서울 영등포을, 서울 강서을 등에서 국회의원에 출마했었다.

추미애 경기지사 후보의 지역구였던 ‘하남갑’의 경우,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가 민주당 후보로 전략 공천을 받았다. 중량감 있는 인물이지만 하남과는 연고가 없다. 경쟁자인 이용 국민의힘 후보는 비례의원을 지내다가 2024년 총선을 앞두고 하남으로 이주했다. 연고 없기는 마찬가지다. ‘하남이 외지 정치인 쉼터로 전락했다’는 지역신문의 보도가 나올 정도다.

경기 ‘평택을’도 외지인의 싸움터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김용남 민주당 후보,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 김재연 진보당 대표 등은 평택에 연고가 없다. 조 대표는 “평택군 포승읍 김가네 칼국수에서 닭칼국수를 먹었다”고 SNS글을 적으면서 뜨내기 논란을 일으켰다. 30년 전에 평택시로 승격되었다는 사실을 잊었던 모양이다. 김용남 민주당 후보는 20대와 21대 총선에서 고향인 수원에서 낙선했으며 4년 전에는 수원시장 후보로 출마하기도 했다. 불과 1주일 전만해도 ‘#용남하남가남’ 이라는 SNS 해시태그로 하남갑 출마를 희망하다 평택을로 방향을 틀었다.

유력 정치인의 전략 공천은 재·보궐선거의 특징이기도 하다. 하지만 선거 1~2개월 전에 이사해서 출마하는 것은 지역 발전에도, 정치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렇기에 메뚜기의 국회의원 출마를 막기 위해서는 적어도 6개월 전에는 주민등록 이전을 강제해야 한다.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로 인해 6·3 지방선거에 대한 언론의 관심은 크게 줄어들었다. 지방선거 31년의 역사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다. 그렇기에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를 지방선거와 분리해서 진행할 필요성도 제기된다. 선거의 효율성만 따지기에는 희생되는 것이 너무 크다. 지방선거로 주민의 삶과 직접 관련된 지역편의시설, 복지정책, 교육정책이 결정된다. 광역단체장(시·도지사), 교육감, 기초단체장, 지역구광역의원, 비례광역의원, 지역기초의원, 비례기초의원 등 소홀한 자리는 하나도 없다.

선거일을 분리하면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로 인해 외국인 차별 논란도 피할 수 있다. 외국인은 영주권을 취득, 3년이 지나면 지방선거 투표권을 부여받는다. 하지만 국회의원 선거권이 없기 때문에 재·보궐 선거구에서는 투표용지를 배부하면서 한국인과 외국인의 국적을 확인하는 절차를 진행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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