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위원회가 화물연대를 '단체교섭의 실질적 주체'로 인정하는 결정을 내렸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27일 물류업체인 CJ대한통운과 한진의 사용자성 심판에서 화물연대도 교섭 대상이라고 판단했다.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가 화물연대에 교섭권을 위임했는데 노동위가 이를 인정한 것이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산하 택배노조 외에, 역시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 화물연대까지도 택배·물류 현장에서 교섭권을 인정받은 셈이다. 화물연대를 사실상의 노조와 다름없는 교섭 당사자로 본 것으로, 화물연대 기사들에게 파업권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쥐여준 것이다. BGF리테일(CU)과 같은 물류 현장에서 갈등이 극에 달한 시점에 나온 이번 판정은 산업계 전반에 '물류 마비의 합법화'라는 위험한 신호를 보내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지노위는 화물연대 기사들을 본인 명의로 운송 사업을 하는 개인사업주가 아닌 '하청 노동자'이며, 화물 운송을 맡긴 물류회사들을 원청기업으로 판단했다. 원청 기업이 하청 노동자의 근로조건에 '실질적 지배력'을 행사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민법상의 계약 자유 원칙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처사다. 화물연대 소속 기사들은 CJ대한통운이나 한진과 직접적인 고용 관계가 아니다. 택배 기사는 물류회사의 통제를 직접적으로 받는 '근로자'에 더 가깝고, 화물 기사는 독립성이 높은 '사업자' 성격이 강하다. 그런데 직접적인 고용 관계도 없는 기업을 강제로 교섭 테이블에 끌어앉히는 것은 법적 안정성을 뿌리째 흔드는 '초법적' 해석이다. 노동위가 앞장서 노조 편을 들며 현장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런 노동위 결정으로 피해를 보는 것은 애꿎은 소상공인들과 소비자들이다. CU 편의점의 모기업인 BGF리테일에 단체교섭을 요구중인 화물연대는 최근 BGF 측이 투입한 대체 차량을 막아서는 과정에서 조합원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노동위의 이번 판단으로 화물연대는 BGF리테일을 상대로 교섭권을 가질 가능성도 높아졌다. BGF리테일은 "원청 사용자가 아니다"며 교섭을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CU가맹점주연합회는 "화물연대 집회 현장을 찾아다니며 '화물차가 출차만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점주들의 생존을 볼모로 집회를 이어갔다"며 파업 참여 배송기사의 물량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물류가 멈추면 편의점 매대는 비고, 물가는 오르며, 그 고통은 고스란히 국민에게 전가된다.
노동위의 이번 판정은 국가 물류망을 볼모로 잡는 화물연대의 투쟁 방식에 면죄부를 준 꼴이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또한 BGF리테일이 원청이자 '직접 교섭' 대상이라고 규정했다. 이러면 이제 어느 기업이 마음 놓고 물류 투자를 하겠는가. 가뜩이나 노동위는 최근 노동 측에 치우친 판결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노동위의 추가 기울어졌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국가는 노사 사이에 엄격한 중립을 지켜야 한다. 그래야 노사 간 상생과 산업현장의 안정이 가능하다. 노동위의 화물연대 교섭권 인정은 정부기관이 파업을 부추기는 것으로, 화물연대의 물류 마비 시도를 합법화해준 것에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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