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 SMR 시장 선점 노린다… 부유식·원자력 추진선 겨냥
해상풍력 성과 이어간다… “하반기 성과 기대”
설계 몫 10% 미만… “가치 재평가 필요”
“원전 설계 실력만큼은 세계 최고가 돼야 합니다. 엔비디아처럼 원자력계 팹리스가 돼서 수출하러다니는 날이 올 것입니다.”
김태균 한국전력기술 사장은 27일 경북 김천 본사에서 기후에너지환경부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한전기술의 반디(BANDI) 소형모듈원자로(SMR)를 설명하며 설계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해양 SMR인 ‘반디’는 부유식 발전선과 원자력 추진선에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60㎿급 모델로, 높이 6m·폭 6m의 단일 규격으로 선박에 탑재할 수 있다. 반디 1기는 연간 526GWh를 생산해 약 15만가구에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 한전기술은 기본설계를 마쳤고, 2023년부터 해양 선박 추진용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김 사장은 기존 원전 매출이 안정적 수익 기반 역할을 하고, 체코 두코바니 계약으로 10년 이상 매출이 이어질 것으로 봤다. 여기에 베트남 신규 원전 분위기와 해상풍력 사업 성과를 고려하면 반디 개발 시점은 적기라고 판단했다.
한전기술의 SMR에 대한 해외 관심도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베트남 국영 통신기업인 비엣텔 그룹과 사업 개발·공동 연구 협력 양해각서를 맺었다.
김 사장은 “SMR은 러시아와 중국에서 거론되고 있지만 서방에서는 아직 운용 사례가 없다”며 “베트남과도 공동 개발 협약을 맺었고, 몇 달 안에 후속 조치가 다시 크게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에너지믹스 전환 흐름에 맞춰 재생에너지 사업 역시 확대하고 있다. 전주기 설계기술 국산화를 추진하고, 지분투자형 설계·조달·시공(EPC)기업으로 도약과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전기술은 앞서 국내 첫 100㎿급 제주 한림 해상풍력 사업을 준공한 데 이어 800㎿급 전북 서남권 해상풍력 확산단지 1단계 사업에서도 협약 체결을 기다리고 있다.
김 사장은 “협상이 원활히 마무리되면 하반기 본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간담회 내내 ‘공부’를 여러 차례 강조했다. ‘열심히 공부하며, 성실하게 일하자’는 한전기술 사훈을 자연스럽게 꺼내며 인재 육성 의지를 드러냈다. 안정적인 수익에 머무르기보다 미래 기술을 준비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김 사장은 지역 인재를 30% 선발하고 있지만 우수 인력 유치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고 설명했다. 김천 입지 특성상 서울 기업이 채용을 늘리면 인재 유입이 쉽지 않다. 이 때문에 그는 억대 연봉 수준의 보상 체계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김 사장은 “탈원전 시기에 인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해 그동안 인력이 많지 않았다”며 “앞으로 1위를 유지하고 경쟁사와 격차를 더 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계 기업으로서 경쟁력을 이어가기 위해 낮은 수익 구조 현실도 짚었다. 원전 전체 사업에서 설계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남짓이다. 바라카 원전과 체코 사례에서는 5~6% 수준에 그쳤다. 반면 가동원전 설계 비용은 미국의 벡텔과 비교하면 2분의 1, 많게는 3분의 1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은 우리나라에서 가치가 낮게 평가되는 경향이 있다”며 “설계 품질이 높아지면 이후 시공과 유지보수 비용을 줄일 수 있고, 우수한 엔지니어가 설계에 참여하면 전체 사업의 효율도 커진다”고 역설했다.
김천=강승구 기자 kang@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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