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단기근로자를 위한 ‘공정수당’ 도입을 공식화했다. 김 장관은 지난 26일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고용이 불안정할수록, 단기간 근무할수록 조금 더 수당을 쳐주는 ‘공정 수당’을 도입하기 위해 관계 부처와 논의 중”이라며 “수치는 마련돼 있고, 조만간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정수당은 근속기간이 짧거나 계약이 불안정한 근로자에게 추가 보상을 지급하는 제도다. 고용 여건을 보완하고 임금 격차를 완화해 노동시장의 형평성을 높이려는데 그 취지가 있다. 문제는 이러한 취지가 실제 노동시장에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다. 노동 정책은 선의만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시장에 미치는 파장을 함께 따져야 하는 것이다.
공정수당은 기업 입장에선 추가 비용 부담으로 인식될 수밖에 없다. 특히 인건비에 민감한 중소기업과 자영업 부문에서는 단기근로자 채용을 줄이거나 아예 회피하려는 유인이 커질 수 있다. 일자리가 오히려 줄어드는 역설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얘기다. 고용 형태가 왜곡될 수도 있다. 특정 고용 형태에 추가 비용이 부과되면 이를 피하기 위한 대안을 찾게 마련이다. 이미 기간제법의 2년 제한으로 ‘1년 11개월 계약’이 반복되는 현실을 떠올려보면, 공정수당 역시 유사한 편법을 낳을 가능성이 크다. 무엇보다 공정수당은 근본 처방이라기보다 보완적 장치에 가깝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격차, 경직된 해고·채용 제도 등이 얽혀 있는 상황에서 단순히 수당을 얹는 방식은 근본적 해법이 되기 어렵다. 오히려 유사한 정책이 반복될수록 기업 부담은 커지고 고용 창출 여력은 더 위축될 수 있다.
재원 문제와 지속 가능성 역시 반드시 짚어봐야 할 대목이다. 공정수당이 사실상 임금 인상 효과를 낳는다면 그 비용은 결국 기업이나 소비자, 나아가 경제 전반으로 전가될 가능성이 있다. 경기 둔화와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이러한 부담이 고용과 투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면밀한 검토가 선행돼야 할 것이다. 필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균형 잡힌 설계다. 충분한 실태 조사와 사회적 합의를 거쳐 부작용을 최소화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공정수당이 ‘공정’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결과를 내기 위해서는, 고용 위축과 시장 왜곡 가능성에 대한 냉정한 검증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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