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1월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사회연대경제 민간자문단 위촉식에 참석하여 인사말을 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제공]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1월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사회연대경제 민간자문단 위촉식에 참석하여 인사말을 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제공]

'사회연대경제기본법'(사회연대법)이 22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법사위를 통과했다. 양극화와 지방소멸 등에 종합 대응하기 위한 법이라는 명분을 내세웠지만 실상은 '상생'과 '연대'를 명분으로 시장경제의 근간을 흔드는 반시장적 법안이라는 비판이 적지 않다. 19대 국회 이후 12년동안 경제 생태계를 왜곡할 위험성 때문에 폐기와 발의를 반복해온 법안이 거대 여당의 수적 우위에 밀려 결국 본회의 문턱까지 가게 된 것이다.

법안의 핵심은 사회적기업, 협동조합 , 소셜벤처 등을 '사회적경제 조직'으로 묶고 사회연대경제발전위원회 설치, 사회연대금융 체계 구축 등을 통해 국가가 재정과 금융 혜택을 주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특정 형태의 조직이라는 이유만으로 공공기관의 우선 구매를 의무화하고 일감을 몰아주며, 특혜를 주는 것은 묵묵히 제 자리를 지키며 세금을 내온 일반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에 대한 명백한 역차별이다. 실력이 아니라 '간판'만 잘 달면 정부가 먹여 살려주는 식의 구조가 고착화되면, 우리 경제의 역동성은 사라지고 보조금에 연명하는 '좀비 기업'들만 양산할 게 뻔하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사회적 가치'라는 지극히 주관적이고 모호한 잣대다. 무엇이 사회적 가치인지, 누가 그것을 판정하는지에 따라 지원 대상이 갈린다. 결국 정권의 입맛에 맞는 단체들에 혈세를 퍼주기 위한 '합법적 돈줄'로 전락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지난 문재인 정부 시절, 태양광 등 시민단체를 빙자한 이권 카르텔이 곳간을 축내온 사례를 우리는 뼈저리게 목격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박원순 시장 재임 10년동안 시 예산 약 1조원이 마을공동체, 도시재생, 사회적 경제 등의 명목으로 시민단체 등 특정 세력에 지원됐다며 시 예산이 '좌파 ATM(현금인출기)'이 됐다고 했다. '사회연대법'이 이런 불투명한 구조를 아예 법적으로 제도화해 '좌파 생태계'를 더 확고히 하겠다는 선언과 같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재명 정부 들어 시장경제의 근간을 흔드는 법안들이 양산되고 있다. 경영상 결정사항을 노사 교섭 대상으로 포함시켜 이사회와 주주총회, 경영진이라는 자본주의 기업의 지배구조까지 흔들리게 만든 노란봉투법 등이 대표적이다. 경제학자 프리드리히 하이에크는 정부나 특정 집단이 사회적 이익을 완벽히 설계할 수 있다고 믿는 '치명적 오만'을 경계했다. 경제는 수많은 개인의 선택이 얽혀 만들어진 '자생적 질서'인데 정부나 권력기관이 '사회적 가치'라는 주관적 잣대로 이런 질서를 파괴하고, 나라경제의 설계자로 군림하겠다는 건 전체주의 국가에서나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는 '노예의 길'로 들어서는 발걸음과 다르지 않다.

'사회연대법'은 실력과 혁신이 아니라 '정치적 올바름'을 내세운 조직에 일감을 몰아주는, 사회적 가치 이름의 반시장법이다. 시장경제 체제를 규정한 헌법의 정신에도 어긋난다. 하이에크가 경고했듯, 시장의 신호인 가격과 경쟁이 사라진 자리에 인위적인 보조금이 들어차면 경제적 효율성은 마비된다. 당정은 국가 부채가 산더미처럼 불어나는 상황에서, 포퓰리즘 법안으로 시장 질서를 무너뜨리고 혈세를 낭비하려는 시도를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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