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차이나 이후 2년 만 참가
아이오닉 콘셉트카 등 공개
베이징현대 설립 24년 만 ‘친환경’ 대전환
현대자동차그룹이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제2의 도약'을 선언한다. 전기차(EV)를 중심으로 브랜드를 전면 재편하고, 현지화 전략을 강화해 부진했던 중국 시장에서 다시 승부를 건다는 구상이다.
현대차는 24일 개막하는 '2026 베이징 국제 모터쇼'(오토차이나 2026)에서 아이오닉 브랜드의 첫 중국 양산모델을 공개한다고 23일 밝혔다. 2년 만에 오토차이나에 참가한 현대차는 신에너지차(NEV) 브랜드로의 전환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번 발표는 2002년 베이징기차와 합작법인 '베이징현대'를 설립한 이후 24년 만에 가장 큰 전략 변화로 평가된다. 현대차는 그동안 중국 시장에서 '가성비 내연기관차' 이미지에 머물렀지만, 이를 벗어나 전기차 중심 친환경 브랜드로 완전히 탈바꿈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차는 2016년 중국 현지 판매량이 114만대 수준이었지만,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사태 이후 지난해 약 12만8000대로 급감했다.
현대차가 다시 중국 시장에 승부수를 던진 것은 시장 구조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자동차 시장은 지난 10년 새 내연기관차에서 NEV 중심으로 재편됐고, 현재 신차 판매의 절반 이상이 전기차 등 친환경차로 채워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BYD와 지리 등 현지 업체가 시장 주도권을 장악했고, 샤오미·화웨이 등 IT 기업까지 진입하며 경쟁은 한층 치열해졌다. 중국 소비자 역시 자율주행과 전동화 등 최신 기술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다.
이에 현대차는 '현지화'를 핵심 전략으로 설정했다. 이번에 공개되는 신차에는 중국 IT 기업 모멘타의 자율주행 기술이 적용되며, 충전 인프라와 서비스까지 결합한 '아이오닉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또 중국의 장거리 이동 환경을 고려해 주행거리 연장형 전기차(EREV)를 내년 출시할 예정이다. 전기차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충전 부담을 줄이면서도 전동화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이다.
정책 환경 변화도 현대차에는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에서 자율주행과 인공지능(AI)을 결합한 '지능형 커넥티드 NEV'를 핵심 육성 산업으로 지정했다.
보조금 정책 역시 고급차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노후차 교체 보조금 '이구환신'이 정액제에서 정률제로 전환되면서, 저가 모델보다 고급차에 유리한 구조가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이번 오토차이나는 이러한 현대차의 전략을 공식화하는 첫 무대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은 지난달 주주총회에서 '중국에서, 중국을 위해, 세계로'(In China, For China, To Global) 전략을 내세우며 2030년까지 EV 6종 출시와 연간 50만대 판매 목표를 밝힌 바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을 둘러싼 경쟁도 치열하다. 중국은 연 3000만대 규모의 시장으로, 지난해 중국계 브랜드 점유율이 70%에 육박했다.
현대차를 비롯해 도요타,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등 주요 업체들은 이번 모터쇼에서 전동화·지능화 기술을 앞세운 신차를 대거 공개하며 존재감 회복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중국 업체들은 저가 모델 중심에서 벗어나 고급화 전략으로 대응한다. BYD는 플래그십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고급 브랜드 '양왕' 모델을, 지커는 로보택시와 프리미엄 다목적차량(MPV)을 선보이며 기술력과 브랜드 경쟁력을 동시에 부각할 계획이다. 공급 과잉 속에서 가격 경쟁 대신 '프리미엄'으로 돌파구를 찾는 모습이다.
임주희 기자 ju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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