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성장폭
실질 GDI는 7.5% ↑…38년 만에 최고치
우리나라 경제가 1분기 1.7% 성장하며 한 분기 만에 반등했다. 슈퍼 사이클을 탄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포함한 반도체 등을 중심으로 수출이 크게 늘고 그동안 부진했던 건설투자 및 설비투자가 반등하면서 성장을 이끌었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6년 1/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1.7% 성장했다. 이는 2020년 3분기(2.2%) 이후 가장 높은 성장폭이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3.6% 성장해 2021년 4분기(4.2%)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분기별 성장률은 지난해 1분기 -0.2% 역성장 이후 2분기 0.7%, 3분기 1.3%로 회복 흐름을 보이다가 4분기 -0.2%로 다시 주춤했으나 올해 1분기 들어 1.7%로 반등 폭을 키웠다.
지출 부문을 보면 수출과 투자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수출은 반도체 등 IT 품목을 중심으로 전기 대비 5.1%나 급증해 성장을 주도했다. 이는 2020년 3분기(14.6%) 이후 최고치다. 수입 역시 기계 및 장비, 자동차 등이 늘어 3.0% 증가했다.
지난해까지 경제의 발목을 잡았던 투자도 완연하게 살아났다. 건설투자는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모두 늘며 2.8% 증가로 돌아섰고, 설비투자도 기계류와 운송장비가 모두 늘어 4.8% 증가했다. 민간소비는 의류 등 재화를 중심으로 0.5% 증가했으며, 정부소비는 물건비 지출 위주로 0.1% 늘었다.
경제활동별로도 전반적인 호조세가 나타났다. 제조업은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를 중심으로 3.9% 증가했다. 건설업은 건물 및 토목 건설이 모두 늘며 전기 대비 3.9% 증가해 큰 폭으로 반등했고, 전기가스수도사업도 수도 및 원료 재생업을 중심으로 4.5% 늘었다. 농림어업은 재배업 위주로 4.1% 늘었으며, 서비스업은 금융 및 보험업, 문화 및 기타 부문을 중심으로 0.4% 증가했다.
1분기 성장 기여도를 보면 민간이 1.7%포인트로 성장을 전적으로 견인한 반면, 정부의 기여도는 0.0%포인트에 그쳤다. 항목별로는 순수출이 1.1%포인트로 가장 크게 기여했고, 내수도 0.6%포인트 기여하며 성장을 뒷받침했다. 내수 부문에서는 설비투자(0.4%포인트)와 건설투자(0.3%포인트), 민간소비(0.2%포인트)가 고루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원 한은 경제통계2국장은 “민간소비가 성장의 버팀목 역할을 했고,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수출 호조, 반도체 생산 능력 확충을 위한 투자가 성장을 견인했다”며 “반도체 제조업 기준으로 봤을 때 성장 기여도가 절반이 조금 넘는 55% 정도 된다”고 설명했다.
우리 경제가 생산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반도체 등 수출품 가격 상승으로 교역조건이 개선되면서 전기 대비 7.5% 급증해 실질 GDP 성장률(1.7%)을 크게 상회했다. 이는 1988년 1분기(8.0%) 이후 38년 만에 최고치다.
중동 분쟁의 영향은 1분기 성장률에는 제한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월 말 전쟁이 발발했지만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 실질적인 충격이 3월 하순 이후에야 나타난 영향이다. 다만 대외 리스크가 본격 반영되는 2분기에는 1분기 고성장에 따른 기저효과까지 겹치며 성장세 둔화가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국장은 “중동 전쟁 때문에 부정적 영향이 커진 것은 사실”이라며 “반도체 수출 호조와 함께 2분기부터 정부 정책 효과가 나타날 것이어서 부정적·긍정적 효과가 얼마나 클지, 어떻게 작용할지에 따라 2분기와 연간 성장률이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진아 기자(gnyu4@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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