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을 조속히 마무리하겠다고 공언하고 있으나, 의회 승인이라는 절차가 그의 군사적 행보에 강력한 제동을 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2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의 승인 없이 대통령의 독자적 권한으로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기간이 막바지에 다다름에 따라, 정치적·법적 정당성을 확보해야 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게 됐다.
'60일 시한'으로 불리는 이 규정은 1973년 제정된 '전쟁권한법'(War Powers Resolution)에 근거한다.
이 법은 대통령이 의회의 선전포고나 공식 승인 없이 해외에서 적대 행위를 시작할 경우, 그 사실을 의회에 통보한 시점부터 60일 이내에 의회의 승인을 받지 못하면 군대를 철수시켜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일 대이란 군사 작전 개시를 의회에 공식 통보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 법적 시한은 오는 다음달 1일 만료된다. 다만, 대통령이 군사적 필요성을 서면으로 의회에 통보할 경우 최대 30일 연장이 가능한 장치는 남아있다.
현재 미국과 이란은 파키스탄의 중재로 비밀리에 평화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트럼프 대통령 특유의 '최대 압박' 전략과 이란 강경파의 반발이 부딪히며 협상은 난항을 겪고 있다. 만약 5월 1일까지 가시적인 종전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에 서면으로 군사 작전 연장 필요성을 설명해야 한다.
그와 완전 반대편의 분석도 일각에선 제기된다. 이란 전쟁에서 당초 세웠던 목표가 실질적으로 하나도 달성되지 않은 곤란한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권한법을 핑계로 일방적으로 종전을 선언하고 떠나는 것이다.
현재 미 의회의 지형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결코 우호적이지 않다. 민주당은 물론 일부 공화당 의원들조차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고 국제 유가 폭등을 야기하는 이란 전쟁의 장기화에 회의적인 시각을 보내고 있다. 특히 야권은 이번 60일 시한을 기점으로 대통령의 무분별한 전쟁 수행 권한에 제동을 걸겠다는 태세다.
NYT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 법적 규제를 우회하기 위해 '전쟁'이 아닌 '제한적 봉쇄'나 '치안 유지'라는 명목으로 작전의 성격을 재정의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전쟁권한법의 취지가 명확한 만큼, 실질적인 교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러한 꼼수가 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한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에게 남은 선택지는 60일 시한이 지나기 전 이란으로부터 항복에 가까운 합의를 받아내거나, 일방적 종전 선언을 통해 법적 논란에서 벗어나는 것, 또는 반전 여론에도 불구하고 전쟁을 30일 연장하는 방안이다.
이규화 대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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