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 간 2차 종전협상이 무산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일방적인 휴전 연장 선언 직후 호르무즈 해협과 인근 해역에서 잇따라 선박 공격 사건이 발생하며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22일(현지시간) 호르무즈 해협에서 컨테이너선 한 척을 향해 발포해 선체를 파손시켰다. 영국 영국해사무역기구(UKMTO)는 사건이 이날 오전 7시 55분께 발생했으며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밝혔다.
특히 혁명수비대 측 무장 선박이 사전 교신 없이 곧바로 발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관영 누르뉴스는 “경고를 무시한 선박에 대해 조치가 이뤄졌다”고 주장했고, 반관영 파르스통신 역시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적법하게 행사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2주 휴전’ 만료를 하루 앞두고 휴전을 무기한 연장하겠다고 선언한 직후 발생했다. 이란 측은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국익에 따라 행동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AP통신은 “이번 공격이 교착 상태에 빠진 외교적 노력을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고 분석했다.
같은 날 오만만에서도 별도의 공격 의심 사건이 발생했다. UKMTO는 오전 6시 38분(UTC 기준) 이란 해안에서 서쪽으로 약 8해리 떨어진 해역에서 이란에서 출발한 화물선이 피격돼 운항을 중단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선장은 “배가 공격을 받았으며 현재 해상에 정지해 있다”고 보고했다. 선원들은 모두 안전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해역은 호르무즈 해협을 벗어난 직후의 전략적 요충지로, 미국이 이란 항구를 오가는 선박을 차단하는 ‘해상 역봉쇄’를 시행 중인 곳이다. 이에 따라 미군이 공격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공식 확인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국제법상 영해 범위(12해리)를 감안할 때 사건 지점이 이란 영해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연쇄 사건이 양측의 ‘저강도 충돌’이 본격화되는 신호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중동 해상안보 전문가들은 “휴전이 형식적으로 유지되는 상황에서도 실제로는 해상에서 충돌이 이어지는 ‘회색지대 갈등’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호르무즈 해협이 세계 에너지 수송의 핵심 통로라는 점에서, 이번 사태는 국제 유가와 해상 물류에도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칠 전망이다.
이규화 대기자(david@dt.co.kr)실시간 주요뉴스
기사 추천
- 추천해요 0
- 좋아요 0
- 감동이에요 0
- 화나요 0
- 슬퍼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