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북정보 공유 차질…국회 긴급현안질의 요청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야당 의원들이 ‘북한 평안북도 구성시에 (제3의) 우라늄 농축시설이 있다’는 정동영 통일부 장관 공개 발언으로 미측의 항의와 대북정보 공유 제한을 자초한 사태 관련 ‘긴급 현안질의’를 공개 요청했다. 또 “이재명 대통령은 대한민국 외교안보에 부담을 주는 정동영 장관을 즉각 해임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외통위 소속 김석기(위원장)·김건(간사)·김기현 의원 등은 22일 오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외통위원 일동 성명 발표 기자회견을 열어 “정동영 장관의 ‘북한 구성시 우라늄 고농축 시설’ 발언으로 외교적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정부와 이 대통령이 적절한 수습 노력 대신 비상식적인 해명을 이어가 사태가 일파만파”라며 이같이 밝혔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인 김석기 의원이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평안북도 구성 소재 우라늄 농축시설’ 발언 기밀유출 논란과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외통위원인 김기현 의원, 김석기 의원, 김건(야당 간사) 의원. [연합뉴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인 김석기 의원이 22일 국회 소통관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북한 평안북도 구성 소재 우라늄 농축시설’ 발언 기밀유출 논란과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왼쪽부터 국민의힘 외통위원인 김기현 의원, 김석기 의원, 김건(야당 간사) 의원. [연합뉴스]

이들은 “이번 사태는 정 장관 행보에 야당이 제기해 온 수많은 경고를 이재명 정부가 외면한 결과”라며 “작년 7월 취임 이후 정 장관은 통일·대북 분야를 넘어 한 나라의 외교·안보 전반에 대한 허황되고 무리한 독자적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켜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 장관은) 북한 고농축 우라늄 2000kg 축적 주장, 북한을 사실상 미 본토 타격이 가능한 3대 핵국가 수준으로 평가한 발언, 북한 ‘적대적 두국가론’을 인정하는 듯한 ‘평화적 두국가’ 주장, 한미연합훈련 연기 필요성 언급, 유엔군사령부의 비무장지대(DMZ) 관할권 제한법 추진 등 외교·안보적 민감한 사안들을 해당 부처 간 조율없이 일방 제기해왔다”고 했다.

특히 “정 장관의 이런 발언들은 외교부·국방부, 심지어 청와대 국가안보실 입장과도 충돌했다”며 “심지어 (미 측이 문제삼은 3월 6일)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구성 발언을 정 장관은 ‘(3월 2일)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 발언에 근거했다’고 주장했으나, 실제 그로시 사무총장 발언엔 ‘구성’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야당 외통위원들은 “이후 통일부가 나서서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보고서에 해당 내용(영변·강선 외에 구성에도 우라늄 농축 핵시설 존재)이 있다’고 주장했으나, 어제(21일) 당사자인 빅터 차 교수(CSIS 부소장 겸 한국석좌)는 ‘그런 취지의 보고서를 쓴 적이 없다’면서 정부의 해명을 정면으로 반박했다”고 지적했다. 정 장관 발언 과정의 맥락도 짚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4월 20일 서울 마포구 극동방송에서 열린 극동방송 창사 70주년 기념 전국 목회자세미나 강연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4월 20일 서울 마포구 극동방송에서 열린 극동방송 창사 70주년 기념 전국 목회자세미나 강연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이들은 “정 장관은 지난 3월 6일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당시 국민의힘 의원이 (조현)외교부 장관에게 질의하는 도중, 갑자기 통일부 장관인 본인이 답변하겠다고 끼어들었다”며 “‘외교부 장관에게 질의한 것이므로 통일부 장관은 답변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제지했음에도 끝까지 본인의 발언을 이어가던 도중 ‘구성·강선의 우라늄 농축시설 실언(失言)’이 나왔다”고 했다.

이어 “국회 상임위에선 통상적으로 국회의원이 정부를 향해 질의한 후, 장관 등 ‘지목받은 증인’이 답변한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정 장관의 독단적 발언은 매우 이례적”이라며 “결국 상임위가 장관 마음대로 외교안보 비밀을 누설하는 자리가 된 셈”이라고 날을 세웠다.

아울러 “더욱 심각한 건 이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정 장관의 잘못을 두둔하고 있단 사실”이라며 “이재명 정부는 근본적인 문제 해결보다 언론에 (미국발) ‘정보 제한’을 언급한 여권 관계자를 색출하는 데만 몰두하고 있다. 국민의힘 외통위원 일동은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오늘 더불어민주당에 외통위 긴급현안질의 개최를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외통위는 “일동은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며 “첫째, 민주당은 긴급현안질의를 개최해 사태 심각성을 점검하고 수습방안을 마련하잔 국민의힘 제안에 동의하라. 둘째, 이 대통령은 외교안보 참사를 일으켜 국익을 훼손한 정 장관을 즉각 해임하라. 셋째, 정부는 지금이라도 잘못을 인정하고 한미동맹 회복과 외교안보 정상화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한기호 기자(hkh89@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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