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다크팩토리
박인선 지음 /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인공지능(AI)이 제조업의 풍경을 바꾸고 있다. 증기기관과 전기, 인터넷이 그랬듯 AI는 이제 산업 구조 자체를 다시 쓰고 있다. 과거 공장이 설비와 노동의 결합이었다면, 앞으로의 공장은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중심이 되는 ‘지능형 생산 시스템’으로 변모할 것이다. 더 많은 기계를 들여놓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이 학습하고 판단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경쟁력이 되는 시대다.
책은 이러한 변화를 단순한 기술 혁신이 아니라 산업 구조의 전환으로 읽는다. AI 열풍을 거품으로 치부하기보다 철도 시대, 닷컴 시대처럼 새로운 인프라가 형성되는 과정으로 본다. 제조업의 역사가 ‘범용 기술이 생산 방식을 바꿔온 과정’이었다면, AI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는 진단이다. 그 정점에 있는 개념이 ‘다크팩토리’다. 인간의 개입 없이 24시간 가동되는 완전 자율형 공장은 제조업을 복합기술 산업으로 전환시킨다. 하지만 책은 이를 단순한 자동화의 극단으로 보지 않는다. 반복과 위험에서 인간을 해방시키고, 판단과 창조의 영역으로 이동시키는 구조적 변화로 해석한다.
물론 현실의 장벽도 만만치 않다. AI 전환에는 막대한 투자와 데이터 인프라가 필요하고, 중소기업에는 높은 진입 장벽이 존재한다. 무엇보다 실험실에서 작동하는 모델이 현장에서도 그대로 작동할 것이라는 기대는 종종 실패로 이어진다.중요한 것은 기술 도입이 아니라 ‘적용 설계’다. 실제 운영 환경을 전제로 한 검증과 단계적 실행 없이는 AI는 비용 부담만 늘린다.책은 AI 시대 제조업의 경쟁력이 어디서 나오는지를 명확히 알려준다. 자동화의 수준이 아니라, 인간과 기술을 어떻게 결합하느냐가 경쟁력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다크팩토리는 종착점이 아니라 출발점이다. 불 꺼진 공장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산업이 켜지는 시작이라는 점에서 그렇다.
박영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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