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류세 인하 효과 0.2%p…소비 위축은 아직 제한적
고유가에 저소득층 부담 더 커져
단기 물가 안정 성과…지원 사각지대는 여전히 남아
최고가격제는 지난 3월 소비자물가를 최대 0.8%포인트 낮췄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가격 억제 효과에도 에너지 부담은 일부 취약계층에 더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22일 발표한 ‘KDI 중동 전쟁 대응 테스크포스(TF) 긴급 현안자료’에 따르면 1차 최고가격제가 3월 소비자물가를 0.4~0.8%포인트 낮춘 것으로 분석했다.
KDI는 유류 가격과 소비자물가 지수가 유사하게 움직인다는 점을 바탕으로 가격 1원 변화에 따른 지수 변화를 추정했다. 이를 최고가격제 인하 효과에 적용하고, 품목별 가중치를 반영해 소비자물가 기여도로 환산했다.
국제유가 반영 시차에 따라 물가가 낮아지는 시점은 달랐다. 국제유가가 즉시 반영되는 경우 물가 인하 효과는 0.8%포인트, 지연되면 효과는 0.4%포인트 수준에 그쳤다. 시차가 길수록 초기 효과는 작고, 시간이 지나며 확대되는 흐름을 보였다. 다만 시행 4주간 전체 효과는 분석 방식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3월 넷째 주 기준 최고가격제 효과로 휘발유는 리터당 약 460원, 경유는 916원, 등유는 552원 낮아진 것으로 추정됐다.
유류세 인하분은 대부분 휘발유 가격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유사가 수출과 내수를 오갈 수 있어 가격이 국제시장과 연동되는 구조가 반영된 결과다. 이달부터 반영된 유류세 인하는 소비자물가를 약 0.2%포인트 낮추는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중동 전쟁 이후에도 3월 소비는 과거 같은 기간과 비교해 큰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올해 1~3월 신용카드 이용금액도 2023~2025년과 비교해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 전쟁 이후에도 소비는 감소하지 않고 보합 흐름을 유지했다. 다만 음식·음료 서비스업 이용금액은 전쟁 이전부터 줄었고, 이후에도 감소 흐름이 이어졌다
이승희 KDI 연구위원은 “카드 이용금액은 물가와 소비량으로 나뉘는데 물가 상승으로 금액이 늘어난 영향도 있다”며 “이를 감안해도 소비가 줄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저소득층일수록 유가 충격을 더 크게 체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지출 비중이 소득이 낮을수록 높아지는 역진적 구조 때문이다. 실제 소득 1분위 가구의 비중은 5분위보다 3배 이상 높았다.
기초생활보장 수급 여부만으로는 에너지 지원 효과에 한계가 드러났다. 비수급가구의 에너지 부담이 오히려 더 컸으며, 같은 소득 수준에서도 비수급가구의 에너지 지출 비중이 수급가구보다 높았다.
격차는 주로 차량 연료비에서 발생했다. 비수급가구의 경제활동 참여 비중이 높아 연료비 지출이 더 큰 영향으로 풀이된다.
업종별로는 농업과 운수업 종사 가구의 에너지 부담이 상대적으로 컸다. 이들 가구는 임금근로자보다 에너지 지출 비중이 높은 경우가 많았다. 농업 종사 가구는 주로 소득 1~2분위, 운수업 단순노무 가구는 2~4분위에 분포했다. 저소득층부터 중간소득층까지 직종별 에너지 부담이 넓게 나타난 것이다.
유가 상승이 이어질 경우 여름철 에너지 부담은 더 커졌다. 여름철에는 유가 상승에 따라 1분위의 주거광열비 비중이 더 크게 늘었다. 2~3분위는 차량 연료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확대됐다.
저소득층은 냉방·취사용 에너지에서, 2~3분위는 차량 연료비에서 각각 유가 상승 영향을 더 크게 받았다.
이영욱 KDI 선임연구위원은 “여름철 저소득층의 주거광열비 부담 증가를 감안해 그냥드림센터를 통한 폭염 대비 생필품 지원, 폭염 특보 연동 긴급에너지지원 방안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강승구 기자(kang@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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