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A(all)부터 Z(zero)까지 교통혁명! 모두가 부담 없는 이동권 복지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1일 국회에서 A(all)부터 Z(zero)까지 교통혁명! 모두가 부담 없는 이동권 복지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향한 당내 여론이 임계점을 넘어섰다. 6·3 지방선거를 40여일 앞둔 시점에 거대 여당과 싸워야 할 출마자들이 장 대표를 ‘패싱’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안철수·김은혜 등 경기 지역 의원들은 21일 중앙당 지도부와 별개로 독자 선거대책위원회(선대위)를 꾸리겠다고 선언했다.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 오세훈 현 시장은 함께 당내 경선에서 경쟁했던 박수민 의원·윤희숙 전 의원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발탁한 데 이어 조만간 중도 확장형 선대위를 띄울 예정이다. 경북도지사 후보인 이철우 현 지사는 대구경북 통합 선대위 구성을 제안했고, 대구시장 본경선 주자인 추경호 의원도 이에 화답했다. 이는 사실상 장 대표에 대한 ‘불신임 투표’나 다름없다.

장 대표가 선거가 코앞인 상황에서 공천도 마무리하지 않고 자리를 비운 것부터가 비상식의 소치였다. 공천 갈등이 극에 달한 시점에 성과도 불투명한 무려 8박 10일간 방미 길에 오른 것을 두고 당내에서는 “상주가 가요방에 간 격”이라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백번 양보해 국익을 위한 행보였다면 귀국길에 손에 쥔 보따리라도 분명해야 했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보안’을 핑계로 누구를 만났는지도 불투명한 해명뿐이었다. 더 기가 막힌 것은 귀국 직후의 행보다. 당의 결속을 호소해도 모자랄 판에 장 대표는 비행기에서 내리기 무섭게 진종오 의원에 대한 징계성 조사를 지시했다. 진 의원이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에 무소속 출마를 공식화한 한동훈 전 대표를 지원했다는 것이다.

장 대표는 현장을 뛰는 후보들이 “지도부가 짐이 된다”며 아우성치는 이유를 정녕 모르는 것인가. 당의 간판급 후보들조차 장 대표와 거리를 두며 ‘각자도생’을 모색하는 현실은 이미 지도부의 권위가 바닥에 추락했음을 보여준다. 오세훈 시장은 장 대표를 향해 “지금 후보들께 짐이 되고 있다”고 했다. 정당의 존재 이유는 선거에 승리해 당의 철학을 국정에 반영하는 데 있고, 대표의 존재 이유는 그 승리를 뒷받침하는 데 있다. 장 대표는 비상계엄이라는 반헌법적 수단을 동원한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하지 못하고 ‘윤 어게인’ 세력과 함께 하면서 국민들의 마음이 당에서 떠나게 만들었다. 이 시대 보수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철학이 부재하고, 선거의 전략과 전술도 허술하다. 게다가 포용력도 부족해 당을 국민들이 외면하는 소수 급진당으로 추락시키고 있다. 장 대표가 선거의 지원군이 아니라 후보들의 발목을 잡는 ‘리스크’가 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장 대표는 무엇을 위해 정치를 하는 것인가. 다수당의 폭정을 막으려면 선거에서 승리해야 하고, 선거에서 이기려면 국민들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중도층이 등을 돌리고, 함께 싸울 동지들로부터도 ‘손절’ 당하는 장 대표가 당대표 자리에 연연할 이유가 있는 것인가. 대표 자리를 지키는 게 당과 대한민국의 미래에 보탬이 되는지, 아니면 걸림돌이 되는지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 민심과 당심을 모두 잃은 대표가 앉아있는 자리는 그저 빈껍데기에 불과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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