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밴스, 21일 출국”이라지만
뒤죽박죽 트럼프에 혼란만 가중
이란은 아직 파견 여부도 ‘미정’
강경·온건파 내홍에 시간 끌기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휴전 시한 만료를 눈앞에 두고도 여전히 안갯속이다.
미국 측은 협상 재개를 기정사실화하며 대표단 이동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이란은 21일(현지시간)까지도 협상 참석 여부를 공식 확정하지 않은 채 내부 조율을 이어가고 있어 마지막 순간까지 불확실한 상항이다.
미 매체들에 따르면 JD 밴스 부통령은 협상을 위해 21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로 출국할 예정이지만, 정작 협상 상대인 이란은 대표단 파견 여부를 두고 모호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미국의 온라인 매체 악시오스와 CNN 등은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밴스 부통령이 21일 오전 또는 전날 밤 이슬라마바드로 향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NYT)도 두 명의 당국자를 인용해 밴스 부통령이 워싱턴DC를 떠나 협상장으로 이동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22일 오전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2차 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중재자들에게 협상단 파견 의사를 전달했다고 보도했으며, CNN 역시 회담 일정이 임박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차기 협상에 대한 어떠한 계획이나 결정도 내려진 바 없다”고 선을 그어 혼선을 키우고 있다.
양국은 지난 7일 2주간의 휴전에 합의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휴전 시한을 21일에서 하루 연장해 미 동부시간 기준 22일 저녁으로 제시했다.
협상 시한이 임박했음에도 핵심 쟁점에서의 이견은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 우라늄 농축 제한, 호르무즈 해협 개방, 대이란 제재 완화 등에서 양측의 입장 차는 크다. WSJ에 따르면 중재자들은 이란이 10년간 우라늄 농축을 중단한 뒤 이후 제한적 저농축을 허용하는 이른바 ‘10+10안’을 검토 중이지만, 양측 모두 최종 합의까지는 상당한 간극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협상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는 양측 내부의 혼선이 지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와 소셜미디어를 통해 협상 시점과 전망에 대해 엇갈린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뉴욕타임스와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아직 합의되지 않은 사안을 기정사실화해 공개하거나, 협상 일정과 관련해 서로 다른 발언을 반복하면서 협상 과정에 혼선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발언이 이란을 압박하기 위한 의도적 교란 전략이라는 해석이 제기되지만, 동시에 전황 장기화에 따른 심리적 불안정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란 내부 상황 역시 복잡하다. 최고지도자 교체 이후 권력 구도가 안정되지 않은 가운데, 강경파와 온건파 간 갈등이 표면화되고 있다. 외교장관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시사했다가 군부의 반발로 하루 만에 재봉쇄하는 등 정책 혼선이 이어지고 있다. 이슬람혁명수비대 등 강경 세력은 미국의 봉쇄가 해제되지 않는 한 협상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악시오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 정부가 최고지도자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며 시간을 끌고 있다고 보도했다.
군사적 긴장도 다시 고조되는 양상이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미국의 ‘역봉쇄’가 맞물린 가운데, 해협을 통과하려던 이란 화물선이 미군에 나포되면서 양측 간 충돌 위험이 높아지고 있다. 이는 휴전 직전 양측이 ‘치킨게임’ 양상을 보였던 상황과 유사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많은 폭탄이 쏟아질 것”이라며 군사적 압박을 이어갔고, 이란 역시 보복 가능성을 시사하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결국 협상 성사 여부는 이란의 최종 결단에 달려 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미국은 협상 성사를 전제로 움직이고 있지만, 이란은 마지막 순간까지 협상 참여를 공식화하지 않으며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다. 휴전 시한이 임박한 상황에서 양측이 극적 타협에 이를지, 아니면 다시 군사 충돌로 회귀할지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규화 대기자 david@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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