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압구정5구역 재건축 수주 코너에 몰렸던 DL이앤씨가 대표이사 자필 사과문에 파격 조건의 금리까지 제안하며 수주 판도 뒤집기에 나섰다.
박상신 DL이앤씨 대표이사 부회장이 압구정5구역 재건축 조합에 ‘도촬’ 논란과 관련해 자필 사과 편지를 보내 공정경쟁을 확약했다.
경쟁사 제안서를 촬영한 ‘펜 카메라’ 논란을 조기 수습하고 수주전에 올인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박상신 DL이앤씨 부회장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의 사과문을 직접 작성해 조합에 전달했다. 편지에는 최근 펜 카메라 논란과 관련해 물의를 일으킨 점을 사과하고, 향후 공정한 경쟁을 이어가겠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압구정5구역은 압구정 한양 1·2차를 재건축해 최고 68층 1397가구 아파트를 짓는 사업으로, 공사비는 1조5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조합이 지난 10일 마감한 재건축 입찰에서 DL이앤씨와 현대건설이 참여해 경쟁입찰이 성사됐다. 이후 조합과 양사는 입찰제안서를 개봉하고 제안서를 확인했는데, 이 과정에서 DL이앤씨 담당 직원이 펜 카메라로 경쟁사 제안서를 촬영한 것이 적발됐다. 박 부회장이 자필 편지로 사과한 것은 이 논란을 빠르게 수습해 신뢰를 회복하고자 하는 의지로 풀이된다.
대형 건설사 한 관계자는 “건설사 대표가 자필로 사과문을 제출하는 것은 의사결정 구조상 쉽지 않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압구정5구역 수주를 위해 여러 절차를 생략하고 신속하게 대응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DL이앤씨는 현대건설이 우위를 점할 것이란 외부 전망과 달리 압구정5구역 수주를 자신하고 있다. 아직 제안서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사업비 대출 조건에서 1%대 금리를 제시해 경쟁력을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중 금리가 3~4%대인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수준이라는 평가다.
설계와 상품성에서도 차별화를 꾀한 것으로 파악된다. 강남 핵심 입지에 들어서는 초고층 아파트인 만큼 조망과 단지 구성에서 강점을 내세운다는 전략이다. DL이앤씨는 이를 위해 영국의 구조 설계 전문 기업 ‘에이럽’, 오스트리아의 골조 시공 제어 전문 기업 ‘도카’와 협업하고 있다.
압구정5구역 조합은 조만간 이사회를 열고 입찰 절차를 이어갈 계획이다. 조합이 강남구청에 문의한 결과, 펜 카메라 논란은 입찰 무효에 해당할 정도의 중대한 위반이 아니라는 판단을 받았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압구정5구역 입찰 절차가 재개된 만큼 성실한 자세로 수주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박순원 기자(ssun@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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