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지 확보 기준 95% → 80% 완화

조합원 문턱 낮추고 업체자격 강화

공사비·조합 깜깜이 운영에도 제동

가입 철회 기한 30일 → 60일 이내

중도해산 재의결 등 관리감독 강화

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제미나이가 그린 일러스트.

'분쟁 지옥' 지역주택조합이 46년 만에 '수술대'에 오른다.

'알박기'에 따른 사업 지연을 막기 위해 토지 소유권 확보 기준을 80%로 완화하고, 원주민 조합원 가입과 탈퇴 기준도 낮추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20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지역주택조합 피해 예방 및 사업 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6월 지주택 문제를 살펴보라고 주문한 뒤 같은 해 10월 초기 진입 기준 강화 방안을 발표한 데 이어 이번에 정상 사업장의 사업추진 속도를 높이고 조합원 권익을 보호하는 후속조치가 마련된 것이다.

정부는 우선 지주택 사업 승인을 위한 토지 소유권 확보 기준이 너무 높다는 지적을 받아들여 기준을 종전 95%에서 일반 주택건설사업과 동일한 80%로 완화하기로 했다.

그간 지주택 사업에서는 전체의 5%가 넘는 소수의 토지주가 높은 가격을 요구하며 매매를 거부하는 '알박기'가 빈번해 토지비가 급증하고 사업이 지연되는 문제가 있었는데, 이를 막기 위한 조치다.

국토부 관계자는 "토지 소유권 기준을 80%로 낮추면 사업 추진이 1∼2년 정도 단축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업지에 주택을 보유하고 거주 중인 원주민의 조합원 가입 문턱도 낮춘다.

지주택 조합원 자격요건은 무주택자 또는 85㎡ 이하 1주택자로 제한돼 이를 충족하지 못하는 토지 소유자는 조합에 가입할 수 없어, 매매 협의가 어려웠을 뿐 아니라 매입 비용이 상승하는 부작용도 컸다. 사업 인가 이후 해당 토지가 매도 청구돼 실거주 소유자가 강제 퇴거당하는 문제도 있었다.

정부는 이런 점을 고려해 사업지에 주택을 보유하고 거주한 경우에 한해 '85㎡ 이하 1주택자' 제한 요건을 적용하지 않고 조합원 자격을 줘 재정착을 지원하기로 했다. 단, 모집신고 신청일 기준으로 2년 이상 주택 보유, 1년 이상 거주 조건을 갖춰야 한다.

자본금, 전문 인력, 사무실 등 일정 수준의 재정과 전문성을 갖춘 업체만 업무 대행 등록을 허용하고, 조합에 손해를 끼치는 등 법령 위반이 적발되면 등록 취소 등으로 제재할 방침이다.

시공사가 최초 공사비 대비 5% 이상 증액하려면 한국부동산원 등 전문기관 검증을 거쳐야 한다. 아울러 표준도급계약서를 통해 공사 계약서에 세부 산출 근거와 증액 기준을 명확히 명시해 공사비 분쟁 소지도 차단할 계획이다.

시공 계약도 경쟁입찰을 의무화하고, 시공사와 공동 시행 없이 조합 단독으로도 사업 시행을 할 수 있게 제도를 정비한다.

조합이 자금 인출·사용 내역과 증빙자료를 조합원에게 공개하게 하고, 미공개 시 자금 인출을 제한하는 등 '깜깜이 운영'에도 제동을 건다.

온라인 총회와 전자의결을 도입하고, 대리인 인정 범위를 배우자와 직계 존·비속 등으로 엄격히 제한해 의사 결정의 투명성을 높인다.

조합원 탈퇴기간도 가입 30일 이내에서 60일 이내로 길어진다.

부실 사업은 제때 종결되도록 유도한다. 장기간 정체된 조합의 사업 종결이나 중도 해산이 부결됐더라도 재의결할 수 있도록 절차적 근거를 마련하고, 조합 임원이 장기간 연락 두절되는 등 사실상 운영되지 않거나, 그간 확보한 소유권 등 토지권원을 임의 상실한 조합은 지자체가 인가를 취소할 수 있도록 관리감독권도 강화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주택의 투명성 강화 및 관리·감독 조건들이 많이 추가됐다"며 "하지만 이번 조치로 각 사업장들의 사업 추진 속도가 얼마나 올라갈지는 두고봐야 한다"고 말했다.

안다솜 기자 cotto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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