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주요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이 6·3 지방선거 민원으로 차일피일 미뤄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일부 예비후보자들이 지역 민원을 선거 공약으로 내놓고 있어서다. 업계에선 표심을 고려한 이런 공약이 SOC 사업의 예측 가능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염려하고 있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정태 더불어민주당 서울 영등포구청장 예비후보는 최근 영등포 일대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B 노선 환기구가 설치되는 것을 반대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면서 1호선 영등포역에 GTX-B 역이 신설되도록 정부와 서울시에 제안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 여의도와 영등포 아파트를 중심으로 환기구 설치에 반대하는 서명운동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를 의식해 공약을 낸 것으로 보인다. GTX-B는 인천을 출발해 서울 신도림·여의도·용산을 거쳐 남양주로 이어지는 노선이다.
GTX는 급행철도라 일반 지하철에 비해 역 사이 간격이 넓은 편이다. GTX는 이런 이유로 역은 없지만 환기구만 설치되는 구간이 일부 있다. 공사가 이뤄지는 지역과 개발 수혜를 보는 지역 간 일부 차이가 있는 셈이다. 구청은 이를 근거로 도로점용허가와 녹지점용허가 불허해 GTX 공사 착공을 반대할 수 있다.
GTX-A 건설 당시에도 비슷한 사유로 노선 착공이 지연됐던 전례가 있다. GTX-A는 서울역을 주파해 삼성역에 정차하는데, 강남구청이 청담동 주민 민원을 근거로 도로점용허가 등을 거부해 착공이 지연됐다. GTX-A 서울 강북 구간이 2024년 개통했지만, 강남 구간 공사가 아직 진행 중인 것도 당시 민원과 관련이 있다.
대장홍대선에서도 유사한 민원이 사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대장홍대선은 부천 대장신도시를 출발해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역 등을 거쳐 서울 홍대입구역을 연결하는 광역 전철이다.
노선 개통시 홍대입구 일대의 수혜가 예상되지만, 역사 위치가 홍대 중심가에 들어서게 되면서 상인들의 반발이 생기기 시작했다. 공사 펜스 설치시 공사기간(6년) 동안 영업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봐서다. 마포구청은 이런 이유로 서울시에 역사 위치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대장홍대선은 지난해 12월 착공식을 열고도 아직까지 본 공사에 들어가지도 못했다.
업계에서는 주민 민원이 불가피하다면서도, 선거철마다 이를 공약으로 활용하는 관행에 우려가 크다는 반응이 나온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광역교통망은 특정 지역이 아닌 수도권 전체를 고려해 추진되는 사업인데, 선거 국면에서는 각 지역 민원이 우선 반영되는 경향이 있다”며 “민원으로 공사가 아예 불발될 가능성은 없지만, 준공 일정에는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박순원 기자 ssun@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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