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지방 의회용 금배지 [일본 야후 옥션 캡처]
일본 지방 의회용 금배지 [일본 야후 옥션 캡처]

국제 금 가격 급등이 일본 지방의회의 재정적 부담으로 이어지면서, 의원 신분 상징인 ‘금배지’를 은이나 금도금 등 저렴한 소재로 바꾸는 움직임이 확산하고 있다.

19일 요미우리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내년 봄 통일지방선거를 앞두고 도야마, 나라, 후쿠오카 등 11개 현 의회가 기존 순금 또는 합금으로 제작하던 의원 배지를 은이나 금도금 소재로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일본 전국 47개 광역자치단체 중 40%가 넘는 20곳이 소재 교체를 이미 마쳤거나 검토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변화의 핵심 원인은 가파른 금값 상승이다. 2021년 1g당 6000엔대였던 금 소매가격은 2023년 1만 엔 선을 돌파했다. 최근 와카야마현이 보궐선거용으로 제작한 의원 배지 1개당 단가는 16만5000엔(약 152만원)까지 치솟았다.

내년부터 금도금 배지를 도입하는 시즈오카현의 경우 배지 단가가 6438엔(약 6만원)으로 낮아져, 기존 제작 비용의 약 6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후쿠오카현의회 역시 18K 금배지 대신 금도금 제품을 채택하고 고가의 약식 배지 제작은 폐지하기로 했다.

지급 방식과 소재의 다양화도 눈에 띈다. 도쿄도 등 9개 지자체는 배지를 무상 지급하는 대신 대여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으며, 오사카부의회는 황동 도금 배지 외에도 지역 특산물인 편백나무를 활용한 목재 배지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일각에서는 의원 배지 관행 자체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사사키 노부오 주오대 명예교수는 “배지가 본래의 출입증 용도를 벗어나 특권 계급의 상징처럼 변질됐다”며 “비용 절감 노력도 의미가 있지만, 일반적인 명찰로 대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김광태 기자(ktkim@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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