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과급 반영시 삼전 영업익 40조…SK는 20조 ‘뚝’
주주 배당액 4배 수준…정부 ‘밸류업’ 역행 지적도
삼전 노조, 파업 금지 가처분 신청에도 23일 강행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노조가 '메모리 슈퍼사이클' 역대급 실적의 유일한 마이너스 요인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노조의 요구대로 전체 영업이익의 10~15%에 이르는 성과급을 실적에 반영하면 수익률은 물론 투자와 주주가치 제고 자금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
LS증권은 20일 SK하이닉스에 대한 올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를 35조6000억원으로 제시했다. 다른 증권사들이 40조원 이상을 추정하는 가운데 이들은 추정치를 낮췄다.
순수 영업이익은 39조5000억원으로 40조원에 육박하겠지만, 이 중 10%의 성과급을 반영해 4조원가량을 줄였기 때문이다.
LS증권은 또 SK하이닉스의 연간 영업이익이 205조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했지만, 역시 영업이익 중 1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는 것을 감안해 20조원가량을 줄인 184조7000억원으로 낮췄다고 설명했다.
메리츠증권도 올 1분기 영업이익을 성과급 지급을 반영한 37조5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앞서 SK하이닉스는 작년 하반기 노사 협상을 맺고 새로운 초과이익분배금(PS) 지급 기준을 정했다. 기존 PS 지급 한도(최대 1000%)를 폐지하고, 전년도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하는 것이 골자다.
개인별 성과급 산정 금액의 80%는 당해 지급하며, 나머지 20%는 2년에 걸쳐 나눠 지급하기로 했다.
당해연도 지급 시점은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연 1회 지급할 경우 시장에 주는 충격이 크다는 점에서 분기별 지급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삼성전자도 예외는 아니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요구하며 오는 23일 총파업 결의대회, 다음달 21일부터는 18일간의 총파업을 예고했다.
사측은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이 국내 1위를 달성할 경우 '업계 최대' 성과급을 약속했지만 노조는 이마저도 거부하고 있다.
노조는 올해 삼성전자 반도체 영업이익이 270조원을 기록할 경우 이 중 40조5000억원을 성과급으로 달라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작년 특별배당 포함 주주들에게 11조1000억원을 배당했는데, 노조는 4배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하는 셈이다.
그나마 사측이 제시안이 반영되더라도 30조원 안팎의 성과급을 지급해야 한다는 점에서 수익성 저하는 불가피하다. 자연스레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재원도 축소된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에 대해 "작년부터 영업이익의 10%를 인건비로 사용하기 시작했지만, 주주입장에서는 특별배당(1500원)이 포함됐음에도 영업이익의 3.6%만 지급됐다"며 "주주가치 제고 속도는 구성원 가치 제고의 속도와 유사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경영상 중대한 손실과 국가 경제에 악영향이 우려된다며 수원지방법원에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지만, 노조측은 개의치 않고 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역대급 실적에도 노조 파업 강행에 따른 주가 하락 우려가 확산된다. 전국삼성전자노조(전삼노)가 지난 2024년 5월 첫 파업 선언 당시 주가는 하루 만에 3.09% 하락한 바 있다. 이번 파업은 당시와 비교해 참여 규모가 수 배 이상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경기 화성동탄경찰서는 삼성전자 개인정보 업무 담당자 및 법무팀 관계자 등과 고소인 조사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20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앞서 지난 9일 특정 직원이 다른 임직원의 개인정보를 활용해 노조 가입 여부가 담긴 '블랙리스트'를 작성한 의혹이 있다며 성명불상의 인물을 개인정보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장우진 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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