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타 선적 유조선 ‘오데사’호, 지난 13일 해협 통과

다음달 8일 국내 입항… HD현대오일뱅크가 정제

홍해 우회해 200만 배럴 원유 운송 첫 사례도

HD현대오일뱅크 직원들이 충남 대산공장에서 ‘안티에이징 프로젝트’에 참여해 설비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 제공.
HD현대오일뱅크 직원들이 충남 대산공장에서 ‘안티에이징 프로젝트’에 참여해 설비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 제공.

미국과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이중봉쇄를 뚫은 유조선 중 한 척이 100만 배럴의 중동산 원유를 싣고 5월 8일 한국으로 온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이후 처음 한국으로 오는 유조선이다.

로이터 통신은 20일 몰타 국적의 유조선 오데사(Odessa)호가 지난 13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해 한국으로 향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데사호는 석유 100만배럴을 실을 수 있는 수에즈막스급 유조선이다.

런던증권거래소그룹(LSEG)과 선박 추적 데이터 업체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이 유조선은 자동식별장치(AIS)를 끄고 항해하다가 지난 17일 아랍에미리트(UAE) 푸자이라항 근처에서 다시 포착됐다.

호르무즈 해협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계기로 지난 2월 28일부터 봉쇄됐다. 이란은 이후 미국-이스라엘과 종전협상이 진전되는 과정에서 지난 17일 재개방을 발표했다가 하루 만에 선박들을 공격하는 등 재봉쇄한 상태다.

오데사호는 이란이 재개방 하기 전인 지난 13일 호르무즈 해협을 빠져나온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에 맞서 지난 13일부터 역봉쇄를 이어가고 있다. 오데사호는 이란과 미국의 이중봉쇄를 모두 돌파한 것으로 보인다. 단 어떤 방식으로 봉쇄를 통과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선박 위치정보 제공 업체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오데사호는 이날 인도와 가까운 아라비아해를 항해중으로 확인됐다. 오데사호가 싣고 있는 100만배럴은 한국의 하루 원유 소비량(하루 280만 배럴)의 3분의 1 수준이다.

이 선박은 다음 달 8일 오전 대산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HD현대오일뱅크는 하역 작업을 거친 뒤 탱크로 옮겨 대산석유화학단지에서 정제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구체적인 내용은 셀러 등 계약 관계상 구체적으로 언급하긴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이 밖에도 라이베리아 선적의 ‘내비게이트 머캘리스터’(Navig8 Macallister)가 UAE 산 나프타 약 50만 배럴을 싣고 울산으로 향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다른 배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선박과 선원의 안전이 우선이라는 대전제 아래 완벽한 안전이 보장될 때 배를 움직인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대신 홍해 등 우회항로로 한국에 오고 있는 유조선도 있다고 전했다. 해운업계와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 17일 사우디아라비아 얀부항에서 파이프라인으로 원유를 공급받은 우리 유조선이 약 200만 배럴의 원유를 싣고 홍해를 거쳐 한국을 향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우회로인 홍해를 거쳐 원유를 운송하는 첫 사례다. 해수부 관계자는 “항해 중 위협 상황이 발생할 경우 회항까지 검토할 계획도 있었지만, 현재까지 특이 상황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운송이 성공적으로 이뤄진 만큼 안정적인 우회 수송로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운송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회사인 아람코와 국내 정유사 간 계약을 통해 추가 물량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체결된 관련 계약은 5건 안팎이며, 각 유조선은 기존과 유사하게 약 200만 배럴 규모의 원유를 실어 나를 것으로 예상된다.

해수부 관계자는 “이번 항해로 홍해 항로의 활용 가능성을 확인한 것은 의미가 있다”면서도 “구체적인 입출항 일정과 항로 정보는 선박 안전과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공개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후티 반군 측 인사가 홍해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 봉쇄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어, 정부와 업계는 이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임재섭 기자 yj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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