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이 미국의 휴전 위반을 비난하며 향후 회담에 참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영국 가디언이 20일 이란 국영 매체 보도를 인용해 전했다.
이란 매체 보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9일(현지시간) 협상 대표단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로 파견하겠다고 발표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이란의 핵심 인프라를 겨냥한 군사적 위협도 재차 언급한 바 있다. 이란 국영 매체는 일요일 저녁 보도를 통해 테헤란이 “현재로서는 미국과의 새로운 회담에 참여할 계획이 없다”고 전했으며, 이는 양국 간 불안정한 휴전이 유지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행동이 합의를 위반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 미국이 시행 중인 해상 봉쇄를 돌파하려던 이란 화물선을 나포했다고 밝혔다. 그는 해당 선박이 미국 측 통제 하에 있으며 탑승자와 화물을 조사 중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란군은 해당 선박이 중국에서 운항 중이었다고 밝히며 강하게 반발했다. 국영 매체는 군 대변인의 발언을 인용해 “이란은 이에 대한 대응과 보복을 경고한다”고 전했다. 이 같은 긴장 고조는 파키스탄에서 예정된 추가 협상을 앞두고 휴전이 무너질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은 대표단을 파견해 이란과의 추가 회담 가능성을 타진할 계획이었지만, 이란 측의 불참 선언으로 협상 전망은 급격히 불투명해졌다.
특히 JD 밴스 부통령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과 트럼프 특사 스티브 위트코프, 그리고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가 이슬라마바드로 향한 시점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상업 선박 통과를 다시 제한한 직후였다. 이는 양측이 합의했던 해협 재개방 조치가 사실상 번복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테헤란이 회담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로 미국의 과도한 요구와 비현실적 기대, 입장 변화와 모순, 그리고 지속적인 해상 봉쇄를 지목했다. 이란은 이러한 봉쇄가 휴전 합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쟁은 이미 8주째에 접어들었으며 이란과 레바논에서 수천 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호르무즈 해협 긴장으로 국제 유가도 급등하는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이란의 수석 협상대표이자 의회 의장인 모하마드 바게르 칼리바프는 이란 국영 방송 인터뷰에서 외교적 후퇴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양측 간 입장 차이가 여전히 크다는 점을 인정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협상이 평화 협정을 위한 “마지막 기회”라고 규정하며, 이란이 합의에 서명하지 않을 경우 국가 전체가 심각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특히 발전소와 교량 등 주요 기반시설을 겨냥한 공격 가능성을 재차 언급하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파키스탄 정부는 모하마드 이샤크 다르 부총리 겸 외교장관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과 통화해 지속적인 대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또한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 간 통화도 예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워싱턴의 유엔 특사인 마이크 월츠는 새로운 협상이 중대한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란은 호르무즈해협 통제를 주요 전략적 카드로 활용하고 있다. 세계 석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이 해협의 긴장은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실제로 해협 재개방 기대감이 반영되며 유가가 급락했다가 다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란은 미국의 봉쇄가 지속되는 한 선박 통과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일부 유조선이 해협 진입을 시도했다가 되돌아갔다는 보도도 나왔다.
이번 사태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과 협상 병행 전략이 반복되는 가운데 발생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는 앞서도 강한 군사적 위협을 제시한 직후 휴전을 선언하는 등 상반된 메시지를 동시에 내온 바 있다. 현재 미국 내에서는 전쟁 장기화에 따른 정치적 부담도 커지고 있다. 공화당은 다가오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대응 전략 마련에 부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규화 대기자(david@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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