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그맨 이수지의 유치원 교사 패러디 영상이 조회수 500만 회를 돌파하며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해당 영상은 열악한 근무 환경과 학부모의 과도한 요구에 시달리는 교사들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담아내며 유아교육계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육아정책연구소의 2023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치원 교사의 일평균 근무 시간은 9.7시간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의 절반이 넘는 50.7%가 상시적인 초과근무를 경험하고 있다고 답했다.
특히 현장 교사들은 퇴근 후에도 이어지는 학부모와의 소통 업무를 주요 고충으로 꼽았다. 영상 속 사례처럼 학부모의 개인적인 취향에 맞춘 사진 촬영이나 늦은 밤까지 이어지는 ‘키즈노트’ 작성 등이 교사들의 휴식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근무 여건은 특히 개인 운영 비중이 높은 사립유치원에서 더욱 열악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국 사립유치원의 86%가 개인이 운영하는 구조로, 재정적 한계와 원장의 절대적 권한 아래 교사들이 권익을 보호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지자체의 지원을 받는 어린이집과 달리 유치원은 대체교사 확보 체계가 미비하다는 점도 문제다. 사립유치원 교사 A씨는 “동료에게 업무 부담을 줄 수 없어 고열 속에서도 병가 없이 출근해야 하는 것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실제로 유치원알리미에 따르면 전체 교사 중 근속연수 1년 미만 비율이 29%에 달해, 불안정한 고용 환경이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준다.
유치원 교사의 가혹한 근로 환경이 알려지자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변화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교사의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키즈노트 없는 유치원을 선호한다”는 의견이 공유되는 등 교육 질 저하를 우려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제도적 보완을 촉구하고 있다. 손혜숙 경인여대 유아교육과 교수는 “교사의 사명감에만 의존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정부 차원의 실효성 있는 대체인력 풀 구축과 고용 안정성을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교원단체 또한 개인 운영 유치원의 법인화 등 공공성 강화를 통한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대성 기자(kdsung@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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