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 위반이자 사법 독립 침해”… 국정조사의 위헌성 정면 비판
재판 중인 사건 소환은 ‘현행법 위반’… 수사팀 인권 침해와 사법 무력화 우려
‘정영학 녹취록’ 조작설 일축… “법정서 원본 음성파일로 유죄 증거력 인정돼”
李대통령 피의자 적시 논란 반박… “내사 거친 지극히 정상적인 수사 절차”
윤석열 정부 시절 이재명 대통령 관련 대장동·백현동 개발비리 의혹 수사를 총괄했던 송경호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진행 중인 국정조사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송 전 지검장은 이번 국정조사가 현행법을 위반했을 뿐만 아니라 헌법적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송 전 지검장은 19일 A4 용지 7장 분량의 입장문을 통해 현재의 상황을 “헌법과 법률을 정면으로 위반해 사법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위헌적 행위”라고 규정했다. 그는 특히 국정조사의 성격에 대해 “헌법상 삼권분립 원칙에 대한 정면 도전”이라며 “입법부가 국회라는 권위를 내세워 사법부 역할을 수행하고 ‘조작 기소’라는 정치적 판결을 함으로써 사법권 독립을 침해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논란이 된 국정조사 대상 7개 사건 중 상당수가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라는 점도 지적됐다. 송 전 지검장은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상 ‘국정조사가 재판이나 수사 중인 사건의 소추에 관여할 목적으로 행사되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을 근거로 들었다. 그는 “계속 중인 재판에 관여하는 국정조사는 현행법 위반이며, 공판을 수행 중인 검사와 당사자를 소환해 신문하는 것 자체가 사법 절차를 무력화하는 위법”이라고 주장했다.
현장 수사 인력들이 겪는 고충에 대해서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수사를 했다는 이유만으로 평검사와 수사관들이 증인으로 소환돼 모욕적인 인신공격을 당하고 있고, 검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는 비극까지 발생했다”며 이를 일선 수사 인력에 대한 인권 침해와 기능 무력화로 진단했다.
과거 수사팀의 보고서 왜곡 의혹에 대해서는 조목조목 반박했다. 2022년 5월 작성된 1기 수사팀 보고서에 추가 수사 필요성이 명시되어 있었음을 강조하며, 후임 팀이 결론을 뒤집었다는 주장은 “명백한 왜곡”이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정영학 녹취록’ 조작 의혹과 관련해서도 “법정에서 유죄 증거로 쓰인 것은 문서가 아닌 음성 녹음파일 원본”이라며 “재판부가 직접 원본을 재생해 확인한 뒤 판결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사 절차의 정당성에 대해서는 2022년 10월 유동규 전 본부장으로부터 단서를 포착해 내사를 진행한 뒤 정식 입건 절차를 밟았다고 밝혔다. 송 전 지검장은 “수사 서류에 사건 관계자를 피의자로 적시하거나 잠정 죄명을 기재하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절차”라고 덧붙였다. 이는 당시 미입건 상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피의자로 적시한 것이 조작이라는 민주당 측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한편, 송 전 지검장은 지난 16일 국정조사에 출석해 관련 사안에 대해 증언한 바 있다.
윤상호 기자(sangho@dt.co.kr)실시간 주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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